자라, 경쟁사들 앓는 소리에도 나홀로 승승장구…비결은?

입력 2017-06-1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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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모기업 인디텍스, 1분기 순이익 18%, 매출액 14% 성장

미국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스페인 패스트 패션 브랜드 ‘ZARA(자라)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는 2017 회계연도 1분기(2~4월) 순이익이 6억5400만 유로(약 8246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늘어났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성장해 55억7000만 유로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미국의 브랜드 갭이나 제이크루 등이 하향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제이크루는 11분기 연속 동일 점포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에는 14년간 제이크루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던 미키 드렉슬러가 사임을 발표하며 패션 업체들의 내리막길을 여실히 증명했다. 패션 소매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자라의 상승세는 마치 중력을 거스르는 것 같다고 WSJ는 평가했다.

글로벌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자라가 여타 경쟁업체들과 달리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 덕분이다. 자라는 오프라인 점포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합해 물류 체계에서 선두를 확보했다. 무료 배송 시스템도 다른 업체들보다 선도적으로 구축했다. 특징은 온라인에서 산 물품을 자라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교환, 반품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맥쿼리그룹의 안드레아스 인더스트 애널리스트는 “자라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함께 움직인다”며 “홈페이지에 물품이 갱신되는 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패션 유통업체들은 소비자의 수요에 느리게 반응한다”며 자라의 장점을 분석했다.

온·오프라인 통합에 더해 매장과 스페인 본사의 소통도 강화했다. 매장에 있는 매니저들은 본사와 매일 하루 동안 업데이트 된 정보를 보고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스페인 본사에 있는 600명의 디자이너는 매일 보고 받는다.

자라는 온라인 가격 정책을 경쟁사보다 공격적으로 책정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예컨대 자라에서 판매되는 기본 원피스는 영국의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29.99파운드에 팔린다. 비슷한 원피스가 자라의 대표 경쟁사인 H&M에서는 반값에 팔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온라인에서 높은 가격을 책정한 자라는 높은 마진율을 낸다. 고가 가격 정책은 무료 배송으로 부담이 클 수 있는 비용 부담도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

인디텍스는 온라인 매출 규모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맥쿼리그룹의 인더스트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현재 인디텍스 매출의 약 7%가 온라인에서 발생한다. 이는 2020년까지 1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디텍스는 자라뿐 아니라 버쉬카와 마시모두띠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인디텍스는 지난 1분기에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에서 자라 브랜드의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총 45개국에서 온라인 판매가 가능케 됐다고 밝혔다. 오는 9월 자라는 인도까지 온라인 플랫폼을 넓혀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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