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인수의향에 치솟은 몸값..MBK, 모던하우스만 인수한 배경은?

입력 2017-05-22 09:57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지분 100% 6500억원 인수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이랜드리테일의 가구 사업인 ‘모던하우스’를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인수하기로 한 것은 복수의 국내 대기업이 이 브랜드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은 향후 경영권 매각을 고려해야 하는 MBK파트너스에는 잠재 인수 후보가 될 수 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이르면 이번주 이랜드리테일과 모던하우스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거래 대상은 모던하우스 지분 100%다.

해당 지분의 매매 가격은 6000억 원 중반대다. 이는 모던하우스 브랜드의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 10배 이상을 적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거래는 협상 기간도 짧았다. MBK파트너스와 이랜드그룹 측은 두 달여만에 최종 계약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처럼 이랜드가 제값(?) 이상을 받고 모던하우스를 빠르게 매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통망을 보유한 국내 대기업들이 이 브랜드 인수 의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MBK파트너스는 배타적 가격 협상권을 갖고 이랜드와 협의를 진행했다. 재무구조 개선이 발등의 불인 이랜드그룹은 빠른 매각을 위해 공개입찰보다는 수의계약을 진행했다. 하지만 해당 거래가 무산될 경우 이랜드 입장에서는 다른 대기업에 매각할 수도 있었던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모던하우스가 시장에 나오자 예상보다 인기가 높았다”며 “MBK파트너스가 6500억 원에 모던하우스를 인수한 것도 이런 점이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가 이랜드파크의 외식사업을 인수하지 않기로 한것도 모던하우스 지분가치가 높아진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해당 PEF 운용사는 이랜드그룹의 외식사업 인수도 추진했다. 그러나 둘 간의 눈높이도 맞지 않았을 뿐더러, 1조 원 이상을 주고 이랜드그룹의 외식ㆍ가구 사업을 인수하는 것은 MBK파트너스에는 부담이었다.

이번 거래의 또 다른 승자는 EY한영이다. MBK파트너스는 이랜드그룹 외식ㆍ가구 사업 인수 자문(회계)을 삼정KPMG에도 제안했다. 삼정KPMG는 현재 이랜드리테일 프리IPO 업무를 맡고 있다. 해당 회계법인이 외식ㆍ가구 사업 인수 자문을 맡지 못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각 거래별로 다르지만 통상 인수자문 수수료는 전체 거래 규모의 0.5% 안팎이다. 이번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EY한영은 32억5000만 원 안팎의 수수료를 받게 된다.

이랜드그룹은 모던하우스 지분 매각 대금이 들어오면 부채비율을 215%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그룹의 부채비율은 2016년 315%였다. 티니위니 매각 대금으로 일부 부채를 상환하면서 올해 3월 기준 264%까지 떨어졌다.

이랜드그룹은 이번에 매각이 철회된 외식사업의 기업 가치를 더 키울 방침이다. 그룹의 외식 사업과 패션ㆍ유통 부문의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다.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 여부 및 국내 다른 전략적투자자(SI)의 유무에 따라 이랜드그룹의 외식사업이 다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