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인선 키워드는…‘대탕평ㆍ협치ㆍ개혁’

입력 2017-05-1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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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으로 정권 인수 과정 없이 출발한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인선이다. 대통령 궐위로 인한 초유의 국정 공백 장기화 사태를 조속히 수습하기 위해서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청와대와 내각을 꾸리는 일이 급선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공식 임기 시작 첫날 국무총리에 이낙연 전남지사,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종석 전 의원을 지명하며 정부와 청와대의 ‘투톱’ 인사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의 첫 인선에는 새 정부의 국정기조인 ‘대탕평’·‘협치’·‘개혁’·‘전문성’ 등의 키워드가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문 대통령은 공식 임기가 시작된 10일 취임 선서 후 곧바로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전남지사와 임종석 전 의원을 각각 신임 총리 후보자와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며 내각과 청와대 인사에 시동을 걸었다. 또 국정원장에는 서훈 전 국정원 3차장, 대통령 경호실장에 주영훈 전 경호실 안전본부장을 임명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취임하자마자 인선에 가속페달을 밟은 데에는 한반도 주변 안보위협과 심각한 경제위기라는 내우외환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지난해 말부터 다섯 달가량 이어진 국정 공백을 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국정에 돌입해야 하는 만큼 후보자 검증이 다소 미흡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선을 통해 문 대통령은 향후 5년간 새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키워드를 제시했다. ‘탕평’과 ‘협치’,‘개혁’과 ‘변화’,‘대화’와 ‘소통’, ‘능력’과 ‘전문성’ 등이 연상되는 단어들이다.

문 대통령은 우선 대선 기간 약속한 대로 호남 출신인 이낙연 총리를 임명하면서 대탕평, 균형인사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는 선거 기간에 새 정부의 첫 총리를 대탕평·통합형·화합형 인사로 임명하겠다고 약속드렸다”며 “이낙연 지사님이 그 취지에 맞게 새 정부의 통합과 화합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좌할 비서실장에 50대 초반 임종석 전 의원(51)을 임명한 것은 젊고 탈권위적인 내각과 청와대를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았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서 인터뷰를 통해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왕실장’이라고 비판받은 것과는 달리 임 실장은 ‘영(Young)실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와 주영훈 청와대 경호실장은 ‘전문성’을 강조한 인사다. 서 후보자는 1980년 국정원에 입사해 2008년 3월 퇴직할 때까지 28년 3개월간 국정원에서 잔뼈가 굵은 ‘국정원맨’으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남북관계 전문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주 경호실장은 1984년 청와대 경호관에 임용된 이후 보안과장, 인사과장, 안전본부장 등 경호실 내 핵심 조직을 두루 역임한 전문 경호관이다.

인사 검증을 책임질 청와대 민정·인사수석이 내정된 만큼 새로운 내각 구성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추가 인선에서도 이 같은 인사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참모진뿐만 아니라 정부관료·공공기관 인사에서도 국민통합과 지역별 안배를 고려한 탕평인사, 여당은 물론 야당 인사의 과감한 인재 등용이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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