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의 돈 이야기] 덩치 커지는 ‘제2금융권’… 업무영역 넘나들며 非은행권 통화량 증가세

입력 2017-05-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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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이철환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제2금융권에 속하는 금융기관들에 대해서 알아보자. 금융투자회사는 직접금융시장에서 기업이 발행한 증권을 매개로 하여 투자자의 자금을 기업에 이전시켜 주는 기능을 수행하는 금융기관을 뜻한다.

금융투자회사의 업무 범위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 명시적으로 금지된 상품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상품이든 자유롭게 취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종전에는 증권회사·선물회사·자산운용회사 등으로 나뉘어 이들 상호간에는 겸업이 금지되어 있었으나, 이제는 조건만 충족하면 증권 관련 모든 종류의 영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보험회사는 다수의 보험계약자를 상대로 보험료를 받아 이를 대출, 유가증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여 보험계약자의 노후, 사망, 질병, 사고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업무를 영위하는 금융기관이다. 보장 대상에 따라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가 있다.

손해보험이 재산적 손해를 보상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데 반해, 생명보험은 피보험자의 생로병사(生老病死)를 대상으로 자금을 장기간 저축해 두었다가 계약 만료시점에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손해보험의 경우 보험회사로부터 받게 되는 보험금이 계약 시 약정한 최고 금액 한도 내에서 실제로 발생한 손해금액(실손보험, 實損保險)이라는 점에서, 계약 만료 시 당초 약정한 금액(정액보험, 定額保險)을 보험금으로 지급받는 생명보험과 구별된다.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수신 기능 없이 여신업무만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을 말한다. 여기에는 신용카드사, 리스사, 할부금융사, 신기술사업금융사 등이 있다. 취급업무는 수요자 금융·리스·벤처금융 등이며, 재원은 채권 발행이나 금융기관 차입금으로 주로 조달한다.

저축은행은 일정 행정구역 내에 소재하는 서민 및 소규모 기업에 금융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지역 서민금융기관이다. 은행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시중은행과는 엄연히 다른 제2금융권 금융기관으로, 원래 상호신용금고에서 시작되어 점차 영업범위를 확대해 왔다. 이 과정에서 많은 부실을 낳아 우리 경제 사회에 커다란 고통을 주기도 했다.

한편, 이들 금융기관 상호간에는 최근 커다란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갈수록 제2금융권인 비은행 금융기관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통화량의 변화 추세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은행권과 비은행 금융기관을 포함한 전체 금융기관이 공급하는 통화량 중에서 비은행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2014년 말 기준(평균잔액 기준) 은행권에서 공급하는 통화량을 나타내는 지표인 협의의 통화(M1)가 537조 원에 불과한 데 비해, 전체 금융기관이 공급하는 통화량을 나타내는 지표인 금융기관 유동성(Lf)은 2722조 원으로 M1의 5배에 이르고 있다. 또 은행권이 공급하는 통화량을 광의의 통화(M2)라고 상정하더라도, 그 규모는 2010조 원으로 전체 유동성(Lf)의 4분의 3에 그치고 있다.

참고로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의 규모를 가늠하는 척도인 각 통화지표는 아래와 같은 포괄범위를 가지며, 편제된 지표는 모두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하는 데 주요한 정보변수로 활용되고 있다. 2014년 말(평잔 기준)의 우리나라 통화량 공급 규모는 본원통화 103조 원, 협의통화(M1) 537조 원, 광의통화(M2) 2010조 원, 금융기관유동성(Lf) 2722조 원이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갈수록 이들 금융기관 상호간에 합종연횡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업무영역이 파괴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예로, 은행업무와 보험업무가 연계된 방카슈랑스와 은행창구에서 펀드판매가 일반화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특히 은행과 증권 업무의 결합은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지금도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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