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105. 고도령(高道寧)

입력 2017-05-0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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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에 佛敎 전한 아도화상의 어머니

고도령(高道寧)은 고구려 사람으로, 아도(阿道 또는 我道)의 어머니이다. 아도는 신라에 처음으로 불법(佛法)을 전한 인물이다. 삼국유사 흥법편(興法篇)에 실려 있는 아도본비(我道本碑)에 따르면 아도가 신라에 불법을 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아도의 어머니인 고도령 덕분이었다고 한다. 중국 위(魏)나라 사람인 아굴마(我崛摩)가 정시(政始) 연간(240~248)에 고구려에 왔는데, 그와 고도령이 사통(私通)을 해서 낳은 아이가 아도이다. 고도령은 아도가 5세 되던 해에 출가를 시켰다. 아도가 16세 때 중국 위나라에 가서 불법을 배우고, 19세 때 고구려에 돌아왔을 때 어머니인 고도령이 이와 같이 일러 주었다고 한다.

“(신라는) 아직 불법을 모르지만, 이후 3천 여월이 지나면 계림(雞林)에 성왕(聖王)이 출현하여 불교를 크게 일으킬 것이다. 그 서울에는 일곱 곳의 옛 절터가 있다. 첫째는 금교(金橋) 동쪽의 천경림(天鏡林)이고, 둘째는 삼천기(三川歧)이다. 셋째는 용궁(龍宮) 남쪽이고, 넷째는 용궁 북쪽이다. 다섯째는 사천미(沙川尾), 여섯째는 신유림(神遊林)이다. 일곱째는 서청전(婿請田)으로서 모두 전불(前佛)시대의 절터이며 불법의 물결이 길이 흐를 곳이다. 그곳으로 가거라. 그곳에 가서 불법을 전하면 석존(釋尊)의 제사가 동방으로 향해올 것이다.”

아도는 어머니의 말을 받들어 신라에 불교를 전하러 갔다. 아도본비에 의하면, 아도가 신라에 처음으로 온 때가 미추왕 2년(263)이고, 아도가 신라에 온 지 251년 후인 514년에 불교를 공인한 법흥왕이 즉위하였으니, 이로써 고도령이 예언한 3천여 월이 들어맞았다고 한다. 그러나 고도령의 예언은 법흥왕이 불교를 공인한 것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신라에서는 불교가 왕실의 주도로 수용되었고, 이는 전통 신앙에 기반을 둔 귀족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고도령의 예언은 외래 종교인 불교에 대한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방책 중의 하나였던 것이다.

아도가 신라에 온 시기가 미추왕 2년(263)이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한 논란이 있다.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一然)도 지적하고 있듯이 지리문화적인 토양을 고려할 때, 불교가 전래된 순서는 고구려·백제가 먼저이고, 신라는 나중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구려에 불교가 전래된 시기가 소수림왕대(371~384)이기 때문에 고구려 사람인 아도가 신라에 불교를 전한 시기도 그 이후로 추정해야 옳을 것이다.

한국 고대사회에 불교가 전래된 것은 매우 획기적인 일이었다. 불교가 처음 전래된 이야기 중에서 아도의 일화는 가장 극적이다. 그 중심에 아도의 어머니인 고도령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신라에 처음으로 불교가 전래된 일화는 고도령이 아도를 낳고, 출가시키고, 신라에 보낸 것에서 시작하여 고도령의 예언으로 끝맺고 있다. 신라에 불교를 전래한 주역은 아도 이전에 그의 어머니인 고도령이었던 것이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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