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문가들 "코스피 2350 충분"... 하반기 전망은 엇갈려

입력 2017-04-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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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등 하반기 변수 남아 있어

코스피가 약 6년 만에 2200선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99포인트(0.50%) 오른 2207.84로 장을 마쳤다. 역사적 최고점인 2228.96포인트(2011년 5월 2일)까지 불과 20여 포인트만을 남겨두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밴드 상단을 2250~2350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평가된 국내 증시의 ‘가격 메리트’와 국내 기업의 이익추정치 상향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코스피의 상승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이익, 환율, 대외변수 등 여건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증시 외적인 불확실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진행 중인 프랑스 대선을 비롯해 유럽의 정치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서다. 아울러 6월 이후 미국의 금리인상의 속도가 빨라질 경우 국내 증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주가지수는 기업이익의 함수… 2350까지 간다 =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모두 낙관적인 전망의 근거로 ‘기업이익’을 들었다. 주가지수는 결국 기업이익의 함수라는 것이다. 증권사마다 예상범위는 달랐지만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대내외 여건이 모두 좋다”며 “국내기업의 1분기 실적이 괜찮게 나오고 있는 가운데 2분기 전망치도 상향조정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와 이머징 마켓의 경제 상황이 모두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코스피가 225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지만 추세를 봤을 때 조만간 더 상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기존 전망치인 1950~2250을 상향할 계획을 내비쳤다. 이 센터장은 “작년에 코스피 밴드를 전망했던 것은 ‘적어도 2250까지 무리가 없다’는 뜻이었다”며 “이익추정치가 더 올라왔기 때문에 2300까지는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금 오르는 장의 본질은 글로벌 경기가 좋아져서 국내 수출 기업이 좋아지고 경기가 좋아지는 것” 코스피가 박스권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다른 증권사 대비 높은 2000~2300의 밴드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코스피가 235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본부장은 “우리 기업 실적이 작년부터 좋아지고 있었는데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2012년 이후 박스권에 계속 갇혀 있었다”면서 “이제는 주가에 실적이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선거일정∙미국 금리인상은 남은 변수 = 전문가들은 대체로 코스피가 2분기 기업실적을 반영하는 5~6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후 흐름에 대해서는 시각이 다소 엇갈렸다. 유럽의 선거일정과 미국의 금리인상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5~6월 중 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후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지금은 수출이 좋지만 3월과 4월의 수출 증가세는 작년의 기저효과가 크다”며 “수출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둔화되는 시점에서 유럽과 미국 정치권 등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된다면 투자 심리가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오는 6월 중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 이슈도 코스피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구용욱 센터장도 “변수를 꼽자면 현재 진행 중인 프랑스 대선을 비롯해 오는 9월까지 유럽의 선거일정이 빡빡하게 예정돼 있다는 점”이라며 “6월 미국의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 등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진다는 신호가 올 경우에도 자금 흐름이 꼬일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정치적 불확실성은 단기간의 노이즈에 불과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지호 센터장은 “작년을 생각해보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국민투표라든지 트럼프 당선 등 대형 변수가 있었지만, 결국 증시는 실적을 따라 올라왔다”면서 “이번 장의 본질이 글로벌 경기 개선에 있는 만큼, 노이즈로 하락한다면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박스권 돌파 문턱에서 번번이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던 ‘펀드환매 압력’은 이번 랠리에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수 센터장은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심리는 본전 근처에서 발생한다”며 “여기에 해당하는 구간은 이미 지났기 때문에 이제는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자금을 그대로 두려는 심리가 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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