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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준비된 후보는 문재인, 강원도 보수지역 아냐”…달라진 강원 민심
입력 2017-04-21 10:42   수정 2017-04-21 15:45
“문재인은 개뿔, 장사도 안 된다” 부정적 반응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강원 춘천시 중앙로에서 거리유세를 펼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대통령 왔다. 달님 지나간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강원도 춘천 시내에 나타나자 시민들 사이에서 흘러나온 말이다. 선거 유세 현장은 뜨거웠다. 광주 등 호남지역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꽤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문 후보가 가는 거리에는 박수와 함성소리로 가득했다.

20일 강원도 춘천과 원주를 찾아 유세를 벌인 문 후보와 동행하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봤다.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에서 만난 대학생 박성진 씨(23)는 “준비된 후보이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5년 전 대선에서 박근혜는 박정희 프레임 덕에 어부지리로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이번에는 준비된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씨는 “적폐청산을 이뤄내야 한다”며 “춘천 젊은이들은 문재인 아니면 심상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어머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한다”며 귀뜸했다.

춘천 명동길에서 만난 최모 씨(35·여)는 검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무조건 1번(문 후보)”이라고 강조했다. 지지 이유를 묻자 그는 “너무 당연한 거라서 딱히 이유를 설명할 게 없다”며 “무조건 1번을 찍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명동길의 한 신발가게 점원인 이나래 씨(30·여)는 “문 후보는 이미 2012년 대선에서 한 번 검증됐다”며 “현재 대선후보들 중에서 유일하게 검증이 됐다고 생각하고, 무조건 문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서울과 강원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등 관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부 김모 씨(48·여) 역시 “1번 찍는데 무슨 이유가 있겠느냐”며 “당연히 1번”이라고 문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 씨는 “강원도가 보수세가 강하다고 하는데 그건 옛말”이라며 “강원도 촛불문화제 때 어르신들이 상당히 많이 오셨고,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대학생 박모 씨(26)는 “후보를 고를 땐 그 후보가 걸어온 길, 삶의 궤적을 들여다봐야 한다”며 “그것만으로도 선택의 근거는 충분하다”고 했다. 김 씨는 “군사접경 지역은 여전히 보수세가 강하지만, 당연히 문 후보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닭갈비골목 언덕에서 만난 정영욱(66) 씨는 “예전에는 보수표가 80~90% 정도였다면, 지금은 보수 50% 진보 50%로 반반인 것 같다”면서 “박근혜 탄핵 이후 강원도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씨는 “문 후보가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문 후보 지지를 시사했다. 같은 길가에서 만난 정모 씨(60·여)는 “아직 결정을 못했다”면서 “선거 유세도 보고, 공약도 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실업자가 너무 많아서 일자리 정책을 꼼꼼하게 살펴볼 생각”이라며 “예전보다 뉴스도 열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분위기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인맥을 보고 뽑았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면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치 혐오증’을 드러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대학생 강모 씨(21)는 “정치가 언론에 잘 휘둘리고 입장에 따라 너무 지저분해진다”면서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표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때는 정치에 관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무관심”이라며 “저 같은 사람이 주변에도 꽤 있다”고 했다. “누구를 찍을 거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거부감을 드러내는 노인들도 많았다.

등산복 차림의 김봉근(83) 씨는 “국가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안보가 최우선”이라며 “여러 사람이 이와 같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나이 먹은 사람들은 대부분 보수”라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통합하면 그 후보를 찍고, 아니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주 중앙로에 위치한 문화의거리에서 속옷전문점을 운영하는 윤모 씨(54)는 악화된 경기를 살리는 후보를 찍겠다고 밝혔다. 윤 씨는 “경기가 말도 못할 정도로 안 좋다”며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분위기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보수가 많다”면서 보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했다.

원주 중원전통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최모 씨(48)는 “시장 상인들 대부분 보수”라며 “물어볼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일부 상인들과 시민들에게 문 후보에 대한 견해를 묻자 “시끄럽다”, “문재인은 개뿔, 장사도 안 된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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