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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양성평등 발전속도 더뎌…EU 성공사례 정책에 도입해야"
입력 2017-04-21 10:43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양성평등 정책의 비전과 방향’ 주제로 개원 34주년 기념세미나 개최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연합대표부 대사가 20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개원 34주년 기념세미나에서 'EU의 양성평등 정책'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유럽연합조약(Treaties of the European Union)에는 양성평등과 성차별금지가 핵심가치이자 기본권 중 하나로 명시돼 있다. 약 35년간 EU권역 내에서 양성평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고, 제도개선을 통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났다. 한국여성들도 유럽여성들이 겪고 있는 것과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전 속도가 더디지만, 양성평등이 이뤄지면 사회전반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양성평등 정책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미하엘 라이터러(Michael Reiterer) 주한 유럽연합대표부 대사가 2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개원 34주년 기념세미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라이터러 대사는 ‘양성평등 정책의 비전과 방향’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행사의 연사로 나서 ‘양성 평등에 대한 EU의 접근 방식(The EU approach to Gender Equality )’에 대해 발표했다.

라이터러 대사는 “EU는 양성 평등과 성 차별 금지에 대한 여러 개의 조약 규정을 통해 1975년부터 2010년까지 직장 내 남녀평등 대우, 사회보장제도 내 차별 금지, 육아 휴가 최소 기준 수립 등의 내용을 다룬 15개의 EU법안을 통화시켰다”면서 주요 성과를 설명했다.

EU의 양성 평등 조성 분야 주요성과는 △2016년 여성 고용률 65.05%로 사상 최고 기록 △유럽 내 기업 여성임원 30% 달성 △EU회원국 여성정치 참여율 40% 달성 △정치·경영 및 군대에서의 여성의 역할과 여성폭력 불관용에 대한 사회적 태도 변화 등이다.

그럼에도 유럽연합 내에선 여전히 남녀임금격차와 노동환경 개선, 여성대표성 확대, 여성폭력 등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이를 위해 EU는 2016~2019년까지 5가지 중점영역을 선정, 양성평등을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를 채택해 회원국에게 권고하고 있다.

먼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확대와 여성과 남성의 경제적 독립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현재 유럽연합의 여성취업률(65.5%)은 사상최고를 기록했지만, 남성(77%)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라이터러 대사는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기에 가장 큰 장애물은 가사의 의무다. 한국과 이유가 크게 다르지 않다. 가족을 돌봐야하고, 아이를 키워야한다”면서 “남성의 주 평균 10시간에 비해 여성은 주당 평균 22시간의 무임금 가사 노동을 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 (work-life balance)를 증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폴란드는 기업의 탄력 근무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대기업 대상으로 남성들의 육아 휴직 사용과 탄력근무제를 활용하도록 장려하는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오스트리아에서는 가족시간 보너스 법(Family Time Bonus Act)을 통해 부모가 육아 분담을 동등하게 하는 경우 가족 수당 지급액을 늘리도록 했다.

두 번째는 남녀 임금격차 해소다. 노동시장의 불평등은 유럽내 국가에도 존재한다. 유럽 여성은 남성보다 시간당 평균 16.3%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EU조약과 법에는 동일 임금의 법칙(principle of equal pay)을 포함시켰고, 성별에 따른 보수 및 직급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라이터러 대사는 “성별 임금격차를 해소하려면 임금의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 누가 얼마를 벌고 있는지 알리면 성차별로 인한 임금수준을 알 수 있고 이를 근거로 저항할 수 있다”면서 “스페인의 양성평등 기관에서는 직종별 임금 수준을 보여주는 수단을 개발해 특정기관의 성별임금격차를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여성대표성 강화와 젠더기반 폭력 근절, 세계 양성 평등과 여성의 권리 촉진 등을 강조하면서 태도와 행동변화를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라이터러 대사는 “양성평등 관련 해외의 사례를 살펴봐야한다. 다른 나라에서 취한 아이디어를 한국에 도입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정책을 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발전 속도는 더디지만, 남성과 여성이 조화로운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1983년 개원해 올해 개원 34주년을 맞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국무조정실 산하 여성정책 전문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서,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양성평등 연구와 정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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