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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성추행 사건을 다루는 기업의 태도
입력 2017-04-19 11:10
조성준 산업2부 기자

“해외에서는 비일비재(非一非再)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쪽 업계뿐만 아니라 해외 법인이 있는 대부분의 업종에서 비슷하게 일어날걸요?”

얼마 전 한 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에서 발생한 성추행(性醜行) 사건을 취재하면서 들은 한마디이다. 이 관계자는 해당 사건과 연관이 있는 인물도 아니었지만, 성추행 사건이 국내외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일이라고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뉘앙스의 발언을 한 사람이 취재 과정에서 한둘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올해 초 한 직원이 퇴사하면서 폭로한 글에는 해외 법인에서 자신이 당한 성추행·성희롱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여성의 외모와 몸매를 평가하고 성적인 발언을 스스럼없이 들으며 모욕을 느꼈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관계자들은 기업의 적극적인 대처로 징계가 내려져 원활하게 해결됐다.

문제는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들은 이야기들이다. 취재의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는 경쟁사나 다른 업계에서 이야기를 듣는 방법을 꼽을 수 있다. 본인 역시 경쟁사를 통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성추행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더 놀라웠던 것은 이 같은 이야기를 한 데가 한두 곳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다양한 출입처 관계자들과 각종 미팅을 진행하면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취재 과정에서 들었던 한마디는 “알려지지 않았을 뿐 해외에서는 성추행 사건이 자주 발생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한두 가지의 사례를 보고 모두가 그렇다고 일반화할 수 없다. 다만 한국을 떠나 타국에서 발생하는 성추행 사건들을 방치하는 법인들은 제2의 가해자나 다름없다. 심지어는 서울에 본사를 둔 기업이 지방에 파견을 보내는 과정에서도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성추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업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직원의 인격을 보장하기 위한 기업 내부의 원칙과 대안이 없다면 피해를 보는 것은 고스란히 기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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