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성과’ 목매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 개선 목소리 높아

입력 2017-04-10 15:01수정 2017-04-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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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직결되는 만큼 경영평가 잘 받기 위해 사활 ... 기재부 “내년 경영평가 고치려 준비”

기획재정부가 매년 실시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세우고 조직을 혁신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공공기관 유형에 따라 절대평가로 총점을 매긴 다음, 일괄적으로 ‘S(탁월) ~ E(아주 미흡)’ 등급으로 줄을 세우는 방식에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공공기관 경영평가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경영평가단은 지난달 20일까지 공공기관들로부터 2016회계연도 경영실적 보고서를 제출받아 서면평가와 현장실사를 실시하고, 오는 6월 중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평가 결과를 확정한다.

경영평가 대상인 119개 공공기관은 경영평가라는 ‘1년치 농사’에 사활을 건다. ‘D·E’ 등급을 받은 기관은 성과급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행 경평은 크게 공기업, 준정부기관, 강소형기관 등 3개 그룹으로 묶어 각 지표별 득점을 합산한 총점 순으로 기관 서열을 정한 후 최종 평가등급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경영관리 부문에서 계량지표와 비계량지표로, 주요사업 부문에서 계량지표와 비계량지표로 나뉘어 점수를 합산한다.

익명을 요구한 A공공기관 관계자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피평가 기관은 많은 점들을 개선했다”며 “하지만 일렬로 줄을 세워 상대평가하다 보니 업종별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아 늘 의문이 뒤따른다”고 꼬집었다.

평가단이 팀별로 공공기관을 평가하다 보니, 피평가기관 입장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B공공기관 관계자는 “총괄작업반이 보정작업을 거친다 해도 개인의 주관이 개입되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바로 경영평가 시스템 중 ‘2시그마’ 목표 부여 방식이다. 주요 사업 부분 계량지표의 추세치에서 전년 대비 2배 가깝게 목표치가 올라가는데 도입 3년 차가 되자 공공기관들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계치에 도달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목표치를 달성해야 하는 셈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규모의 효과’가 작용해 직원이 2만 명인 한국전력공사는 다른 기관보다 최정예 인력을 투입한다. 그래야 평가단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 될 수도 있다.

정부도 경영평가의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고종안 기재부 평가분석과장은 “‘2시그마’라는 도전적인 목표 과제를 설정한 것은 공공기관의 변별력을 높이고 더 열심히 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며 “문제점을 인식하고, 내년 경영평가 편람에는 ‘2시그마’를 고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과장은 “공공기관을 서열화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성과급과 연동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을 별도로 상대 순위를 매기고 있고, 매년 지표 설계를 개선하고 보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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