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칼럼] 한국타이어에서 현대자동차까지

입력 2017-04-0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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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리크 A. 알마이나 사우디 언론인

다음 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럼니스트 타리크 A. 알마이나 씨가 지난 3월 29일 사우디 가제트라는 매체에 ‘From Hankook to Hyundai’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칼럼이다. 한국과 관련된 글이어서 늦게나마 소개한다. <편집자 주>

▲타리크 A. 알마이나 사우디 언론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운행되는 상당수의 차는 현대가 만든 자동차이고, 타이어로는 많은 차량이 한국타이어 제품을 쓴다. 한국의 두 거인기업인 현대자동차와 한국타이어의 제품이 인기를 끄는 요인은 무엇일까? 현대자동차는 최근 사우디 자동차 시장을 지배했던 도요타 기업을 앞질렀고, 한국타이어는 2020년 사우디에서 타이어 분야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오일붐이 일어나기 수년 전인 1967년 창립된 현대자동차는 2007년 세계 5대 자동차메이커 중 하나인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자동차 관련 자회사와 계열사 20여 개를 거느리고 있다.

1978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입된 포니를 기억하는가? 당시 포니는 시동을 걸면 차 문이 떨어진다며 ‘주석 덩어리’라는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어쨌든 포니도 현대자동차가 만든 승용차였다. 하지만 한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메이커인 현대자동차는 오늘날 전 세계에 세단, SUV, 트럭, 버스 부문에서 고급 차량만 연 100만 대 넘게 수출하고 있다. 전체 수출 물량은 계열사인 기아자동차를 포함해 186개국, 5300개 딜러를 통해 780만대에 달한다.

서울에 기반을 둔 한국의 또 다른 거인기업 한국타이어는 세계 타이어 제조업체 7위에 올라 있다. 한국타이어는 현대자동차보다 더 전에 창립됐지만, 지금까지 국제 무대에서 당당하게 경쟁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사우디 시장에서도 공인대리점이 구축한 공격적 판매?유통 시스템 덕분에 지배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는 수입의 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입, 2020년 세계 최고의 타이어 생산업체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엔 글로벌 고급 자동차업체들에 공급을 확대, 타이어 판매 범위를 더욱 넓혀나가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사우디 공인딜러인 빈 시혼(Bin Shihon)그룹의 마완 빈 시혼(Marwan Bin Shihon) 부회장은 한국타이어가 현지 시장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한국 기업과의 제휴로 빈 시혼그룹이 사우디 타이어 시장에서 지배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한국타이어와 빈 시혼그룹 간의 파트너십은 ‘최고 품질과 고객만족’을 제공하겠다는 양사의 의지가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이 칼럼은 이들 2개의 한국 기업을 논하려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는 이들 외에도 삼성, LG, 포스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회사들이 많다. 우리가 소비 생활을 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우디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사우디가 50년 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노동력을 수입한 나라였던 한국은 이제 세계적 제조기업을 둔 국가로 변모했는데, 천연자원으로 축복받은 사우디는 왜 여전히 소비 국가에 머물러 있을까?

1960~1970년대 한국은 분단을 초래한 전쟁의 폐허를 복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민주화하는 과정에서 내부 혼란이 잇따랐던 국가였다는 점을 기억하라. 그러나 한국는 지금 고도로 교육받고 숙련된 노동력을 근간으로, 중간(median)가구소득이 세계 8위인 선진국이다. 또 세계 세 번째로 높은 기대수명과 네 번째로 효율적인 의료시스템을 바탕으로 치안, 직업 안정성, 의료보장제도가 상당히 뛰어난 수준인 나라로 발전했다. 한국은 신흥국 중 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비용도 가장 많다.

사우디로 다시 눈길을 돌려보자. 사우디의 마스터 플랜과 5개년 계획은 어떻게 됐는가? 이 계획들은 왜 실현되지 못했는가? 사우디를 세계 굴지의 상업?경제 주체로 만들겠다던 영광스러운 목표와 야심찬 계획은 어디로 갔는가?

말로 떠드는 것은 쉽고, 기억은 오래가지 못한다. 목표와 비전을 설정하는 게 우선이다. 한국인들이 성공했던 것처럼 목표와 비전을 달성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The author can be reached at talmaeena@aol.com. Follow him on Twitter @talmae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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