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호황’ 디스플레이 업계, 샤프發 악재에 발목 잡히나

입력 2017-03-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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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 자체브랜드 TV 확대… 흥행 실패할 경우 패널재고 쌓여 시장에 쏟아져 나올 수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 2017’를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슈퍼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가 올 2분기 샤프로 인해 LCD TV 패널 가격 조정이라는 변수를 만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패널 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샤프가 판가 하락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박진한 이사는 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 2017’에서 ‘디스플레이 시장 환경의 변화와 한국 업체의 생존 전략 분석’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서 오는 2분기부터 LCD TV 패널의 평균판매단가(ASP)가 5~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패널 판가 하락의 요인 중 하나로 샤프가 지목됐다. 대만 훙하이 기업에 인수된 샤프는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에 TV용 패널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샤프는 삼성전자의 40인치와 60인치, 70인치 등 대형 위주의 약 400만~500만 대 패널을 공급해왔다. 그러나 샤프를 인수한 홍하이가 자체 브랜드를 통해 올해 1000만 대의 TV를 판매하겠다고 하자 샤프는 이 물량을 홍하이 등으로 돌리면서 TV 1위 업체인 삼성전자 견제에 나섰다.

샤프의 패널 공급 중단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패널 수급을 더욱 빠듯하게 만들었다. 삼성전자가 다른 공급처에서 패널을 구하다 보니 연쇄적으로 공급이 모자라 패널 가격은 더욱 올라갔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샤프 브랜드의 TV가 과연 판매를 대폭 늘릴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 샤프의 자체 브랜드 TV가 계획만큼 팔리지 않을 시 패널 재고가 쌓이면서 시장으로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패널 가격 하락을 가져 올 수 있다. 결국 샤프 TV 판매 여부에 따라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는 셈이다.

박 이사는 “샤프 브랜드가 과연 계획대로 잘 될 것인가를 봐야 한다”며 “신제품이 쏟아지는 2~3분기에 만약 샤프 제품이 판매가 안되면 패널 재고는 상당 부분 쌓일 수 밖에 없고 결국 이 물량은 시장에 풀릴 수 밖에 없어 2분기말부터는 패널 가격의 조정이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샤프발(發) 요인 외에도 패널 판가의 하락을 부추기는 요소는 곳곳에 있다. 세트 업체들이 상승한 패널 가격을 제품가에 전가하면 소비가 위축될 수 있고 이 역시 패널 재고 축적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패널가가 하락할 수 있다. 올해 전체 세트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세트 업체들은 오는 3~4분기부터 축적해 놓은 재고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박 이사는 “패널 공급이 부족해 세트 제조사가 연말에 재고를 미리 확보했고, 패널 가격이 상승해 TV 이익률이 낮아지면서 소비자 가격이 인상되고 있어 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하반기 패널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져 패널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IHS는 32인치, 6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이 지난해 4분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55인치의 경우도 올 1분기 급상승세를 보였으나 다시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

다만 패널 가격 하락에도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올해 영업이익률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9%이며 패널 판가 하락 시 13%대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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