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세대’ 40-50대 소비자, 홈쇼핑 통해 ‘엄지족’으로 변신

입력 2017-03-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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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세대’로 알려진 중장년층 소비자가 홈쇼핑 방송을 통해 ‘엄지족’으로 변신하고 있다. 판로 다각화에서 살길을 찾던 홈쇼핑의 시도가 주요 고객층이던 중장년 여성들을 모바일로 끌어당긴 것이다.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는 홈쇼핑들은 마케팅의 중점을 TV보다 모바일에 두고 있다. 홈앤쇼핑의 경우 매출의 약 70%는 TV방송이 아니라 모바일 앱을 통해 발생한다. 이는 홈쇼핑 전체 평균 모바일 취급액 비율이 27%(2015년) 정도에 머무르는 것에 비해 2.5배 이상 높은 수치다.

홈앤쇼핑은 2013년부터 모바일앱을 만든 후 전사적으로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펼쳐왔다. 회사 관계자는 “홈쇼핑 후발주자다보니 채널도 이른바 S급이 아닌 뒷번호에 배정 받았고 송출 수수료도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했다”며 “TV 외 마케팅 채널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더욱 컸다”고 모바일 전략에 집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중소기업 제품을 주로 판매한다는 점도 모바일 채널로의 전환에 기여한 요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한 기업들은 상품 기술서 판매도 미흡하고 판매율이 높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이들 제품의 판매를 돕기 위해 모바일에 상품을 띄워 미리 주문을 받고, 연관 제품이 함께 보이도록 배치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홈쇼핑 이용하는 주요 고객층이 모바일에 익숙지 않은 장년층 여성이라는 점이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TV홈쇼핑 구매고객의 51.5%는 40대 이상 여성이다.

홈앤쇼핑은 이들의 소비 패턴을 TV와 ARS, 카탈로그로부터 모바일로 변화시키기 위해 프로그램이 시작 전에 모바일 앱을 설치하고 구매를 진행하는 방법을 찬찬히 알려주는 코너를 넣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처음에 앱을 깔고 가입하거나 간편결제 등록을 하는 과정이 어렵지 일단 등록하면 그 이후는 쉽다. 이를 TV 방송에서 알려줬고, 의문사항이 있으면 고객센터로 전화해서 물어보도록 했다”며 “모바일로 구매를 진행하면 추가할인을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을 펼쳐 고객의 호응이 더 컸던 듯하다”고 설명했다.

홈쇼핑 업계의 노력 끝에 TV세대는 실제로 모바일 세대로 전환하는 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홈앤쇼핑의 경우 작년 8월 40대 이상 앱 설치자의 비율은 61%를 기록했던 가운데 반년 만에 수치는 6%포인트 늘었다. 아임쇼핑을 운영하는 공영홈쇼핑이 공개한 작년과 올초 월평균 앱 구매율을 비교하면 40대이상 장년층 여성 고객이 모바일을 이용해 구매한 비율은 3.4%포인트 증가했다.

홈앤쇼핑과 공영홈쇼핑은 모바일 구매 전환율이 늘어남에 따라 모바일 마케팅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선호도를 분석해 상품을 추천하는 모바일 큐레이션 서비스를 도입하고, 모바일 전용 프로모션과 간편결제 시스템을 강화했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모바일 전용 특가 프로모션인 ‘모바일 게릴라 핫딜’ 등에서도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상품을 편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간편결제는 오히려 공인인증서 저장이나 갱신이 필요 없기 때문에 카드등록, 개인 인증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모바일 기기 사용에 불편을 느낀 중장년층 고객이 더 크게 호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모바일에서도 TV방송과 유사하지만 더 연성적인 동영상 포맷을 도입, 모바일에서도 TV홈쇼핑과 친숙한 마케팅을 접목했다. 홈앤쇼핑이 도입한 ‘길어야 1분’ 동영상 코너가 대표적이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우리 방송의 주 고객은 45-55세 여성”이라면서 “이들이 모바일로 구매하는 비율 서서히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모바일 마케팅을 더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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