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사드 보복 수혜주를 아십니까

입력 2017-03-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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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농단에 따른 탄핵 심판으로 격랑 속에 빠진 대한민국호. 최근에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행위가 갈수록 수위를 더해가고 있다.

사드 보복 여파에 주식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의 경제 보복이 가시화(可視化)하면서 면세,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산업 주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에 이어 삼성, 현대자동차 등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에까지 보복이 퍼질 우려가 커지자, 중국과 비즈니스 관계가 있는 기업들의 주가는 곤두박질을 쳤다.

주목해 볼 것은 최근 온통 파란색으로 물들인 증시에 유독 화려한 불꽃쇼를 벌였던 종목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회사들이란 점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으로 오히려 반사 이익을 얻을지도 모른다는 일명 ‘사드 보복 수혜주’가 바로 중국 국적주라는 논리이다.

각종 테마주나 수혜주는 자본시장 생리의 한 부분임을 이해한다. 그러나 사드 보복 여파로 온 나라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나라야 어떻게 되든 말든 내 주식만 오르면 된다며 ‘사드 보복 수혜주’에 열광하는 행태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게 한다. 대국을 자칭하면서 치졸한 보복에 나서고 있는 중국과 무대책인 우리 정부의 무력(無力)한 모습에 국민의 허탈감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가 힘이 없으니 국민이 나서서 중국산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자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국가의 중차대(重且大)한 외교적 문제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하고 이성적인 태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중국인들처럼 온갖 욕설로 반중(反中) 감정을 쏟아내며 감정싸움을 격화시킬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확산하는 중국의 보복 앞에 ‘사드 보복 수혜주’를 찾아 중국 기업 주가를 올려주기에 여념이 없는 상황은 쓴웃음을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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