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에게 듣는다] 천정배 “상생의 시대 열려면 ‘개혁연합정부’가 답”

입력 2017-02-0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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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협력 없이는 세상 바꿀수 없어 대선과정부터 ‘개혁정부’ 구축할 것

▲천정배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는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갖고 “대선 전 개혁연합정부를 꾸려 촛불집회로 대변되는 국민혁명을 실현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근 기자 foto@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천정배 전 공동대표는 정계 입문 후 20년 동안 ‘개혁’이란 화두를 안고 살았다. 10년 만에 다시 대권에 도전하는 이유도 우리 사회의 적폐 해소와 전면적인 개혁을 위해서라고 했다.

천 전 대표는 지난 3일과 8일 이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개혁연합정부를 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대해선 ‘반개혁 세력’이라고 각을 세운 그는 당내 경쟁자가 된 안철수 전 공동대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에 대해선 높은 점수를 줬다.

△대선 출마의 결심 배경은.

“해방 이후 70여 년 동안 낡고 부패한 기득권 체제가 계속돼 오면서 최근엔 ‘헬조선’이라 불릴 정도로 한국 사회가 어려움에 직면했다. 적폐를 해소하고 상생과 협력의 세상을 열기 위해선 우리 사회에 전면적이고 강력한 개혁이 필요하다. 제가 20여년 동안 정치해오면서 추구해온 가치이자 목표가 개혁이다. 그리고 100일 넘게 이어진 촛불집회, 이번 국민혁명으로 확인된 시대적 열망, 과제도 개혁이다. 제가 출마해서 개혁적인 힘을 모으고 기여할 바가 있겠다는 생각에 나서게 됐다.”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인데, 아직 지지율은 답보 상태다.

“여러 걱정이 안 된다면 거짓말일 거다. 다만 저는 법무장관을 지내고 6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제게 주어진 작은 권한이라도 남용하거나 사유화한 적이 없고, 기득권 극복과 새 길을 뚫는 개혁에 늘 앞장서왔다. 그 점을 국민들이 알아주시리라 기대한다.

언제부터인가 일종의 ‘호남불가론’이 국민은 물론 호남 분들 사이에도 퍼져 있다. 호남 출신인 제가 작게는 호남 차별이라는 한국사회의 굴레에서 스스로 벗어나 전진을 이루고, 나아가 사회 각 분야의 모든 차별을 해소할 수 있는 의지와 자격을 지녔다고 본다. 우리 사회 개혁의 최선봉에 서온 호남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일이 중요하다. 개혁적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개혁 정부를 세울 수 있다는 신뢰를 드린다면 아직 가능성은 충분하다.”

△호남 민심은. 민주당으로 기운다는 분석도 있다.

“유보적으로 지켜보는 단계다. 전략적 관망 중이라고 본다.”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평가는. 당이 안 전 대표만 배려한다고 보진 않나.

“우리 당과 한국정치의 귀한 자산이다. 그간의 이력과 정치적 성취, 미래 비전이 탁월하다. 다만 한국사회 기득권 구조를 청산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의지와 경력을 누가 가졌느냐 하는 데서 저는 저 나름의 강점이 있다.

누누이 말하지만, 우리 당이 누구의 사당이나 패권정당으로 가서는 존재 자체가 의미 없어진다. 저와 안 전 대표 등이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에서 떨어져나온 게 편협한 패권주의로는 개혁도 정권교체도 힘들 것이라 봤기 때문이잖나.”

△통합을 결정한 손학규 의장에 대한 평가는.

“우리 당으로서도 아주 좋은 일이지만,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에게도 큰 희망을 드리는 일이다. 손 의장은 검증된 개혁 지도자가 아닌가.”

△경선 룰 작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

“오픈프라이머리일 거다. 우리 당이 손 의장과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등을 모시고 강력한 개혁정당으로 세력을 확대하려면 우리 자신의 프리미엄을 버리고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는 룰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개혁연합정부 구상을 들려 달라.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새 대통령 선출보다 더 큰 문제가 국회다. 대선주자들은 당선만 되면 세상을 바꿀 것이라 생각하지만 국회의 협력이 없으면 한 치도 못 바꿀 거다. 아주 나쁜 법인 선진화법의 장벽이 튼튼해서 180석이 안 되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같은 개혁 입법을 만들 수가 없다. 대선 과정부터 개혁연합정부를 만들지 않으면 광장의 외침이 공허해진다. 실상 재벌개혁 등 사회 개혁에 강력한 의지가 없어 보이는 민주당보다는 우리 당이 앞장서서 개혁연합정부를 실현해내야 한다.”

△문재인 전 대표도 연립정부를 말했다.

“저는 개혁을 위한 연합을 말하지만 그는 선거 승리를 위해 연합하자는 느낌이다. 본말전도다. 대권욕이나 정치 욕심에 연대를 종속시켜서는 국민에게 감동주기 어렵다.”

△문 전 대표엔 날이 서 있다.

“그를 중심으로 하는 민주당 주류 세력이 재벌, 검찰 개혁에 대한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 지금 가장 큰 파워를 가졌으면서 개혁입법에 제대로 노력하고 있나. 국민적인 개혁 열망, 혁명적 변화 요구를 담기엔 의지 박약이고 실천할 만한 구체적 전략,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개헌에 있어서도 현 체제가 승자독식, 제왕적, 무책임제인데 이런 문제 중 하나도 이해 못하는 호헌세력, 반개혁 세력이다.”

△그렇다면 개헌 입장은.

“개헌하려면 현실적으로 개정안 발의 이후 두 달이 필요한 것 같더라. 이달 말에 발의해도 4월 말에 대선이 잡히면 대선과 개헌투표 동시 진행은 옳지 않다. 임기가 5년일지, 3년으로 줄어들지, 분권형일지 제왕적일지도 모르고 국민이 선택하는 건 안 맞다.

개혁세력이 차기 대통령 임기 3년으로 단축, 분권형 개헌 그리고 민의를 그대로 반영하고 다당제 합의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선거제 개혁까지 확실히 공약한 상태에서 대선에 임하고 21대 총선에 맞춰 새 체제 출범시켜야 한다.”

△경제위기 극복 복안은.

“법무장관 시절 법무부야말로 경제부처라고 말했었다. 정경유착, 시장의 불공정경쟁 등을 막고 혁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보장하는 법과 원칙이 명확히 서야 한다. 재벌개혁 입법도 필요하다. 그래서 재벌중심 경제를 극복할 수 있게 법과 원칙을 경제 분야에서 확실히 세우는 것, 그리고 검찰과 법무부가 재벌 횡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자리와 복지정책은.

“정부의 예산, 정책을 하위 50% 국민에게 전적으로 투입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기본소득제는 공짜로 나눠주는 것이고, 근본적 답이 아니다. 다만 아동수당 도입은 필요하다고 본다. 중장기적으로는 사회성장5개년 계획을 수립해 5년 단위로 일자리난, 주거난, 양육부담 등 저출산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면서 복지확대 계획을 세워가야 한다.”

△사드배치, 위안부 합의 논란에 관한 입장은.

“북핵이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비는 절대 찬성이다. 그러나 사드 배치는 우리 안보를 지키는 데 효율성이 크지 않고 중국, 러시아의 안보적 이익에만 큰 위협을 준다. 국익과 안보, 통일, 경제 모든 면에서 도움이 안 된다.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국민적 동의를 얻지 않은 점도 문제다.

일단 한일위안부 합의는 정부의 쓸데없는 짓이었다. 무효라고 본다. 아무리 정부라 해도 국민 개인의 권리를 함부로 포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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