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약가우대 효과’..셀트리온, '트룩시마' 신약보다 10% 저렴

입력 2017-01-24 07:17수정 2017-01-2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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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대비 72% 약가 결정..작년 약가제도 개편으로 최대가 80%ㆍ가격경쟁력 확보

셀트리온이 새로운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를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10% 저렴한 약가로 발매한다. 보건당국의 바이오시밀러 약가우대 적용으로 기존 바이오시밀러보다 높은 수준의 약가로 책정하면서 가격경쟁력도 확보했다. 다만 환자들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 모두 기존 약가제도에 비해 다소 비싼 수준의 약값을 부담하게 됐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트룩시마(0.5g/50mL)’가 내달부터 93만4655원의 보험상한가로 건강보험 의약품 목록에 등재된다. 트룩시마는 류마티스관절염 및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등의 치료에 쓰이는 항체의약품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다. 바이오젠이 개발하고 로슈가 판매 중인 맙테라는 2015년 세계 시장에서 약 8조원의 매출을 올린 대형 제품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트룩시마의 시판허가를 받은 이후 약가등재 절차를 거쳐 내달부터 국내 발매를 시작한다.

트룩시마의 보험약가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기존에 출시한 바이오시밀러에 비해 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 대비 가격이 더 높은 수준으로 결정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트룩시마의 보험약가 93만4655원은 오리지널 제품 맙테라(129만8132원)의 7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기존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내놓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3종 모두 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의 65~66% 수준에서 보험약가를 책정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비율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2년 바이오시밀러 1호 ‘램시마’를 발매하면서 오리지널 ‘레미케이드’의 65% 수준으로 보험약가를 책정했다.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브렌시스’와 ‘렌플렉시스’의 보험약가를 오리지널과 비교시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발매한 바이오시밀러 3종 모두 특허 만료 이후 오리지널과의 약가 차이는 5%로 동일하다. 기존에는 바이오시밀러 발매시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는 종전의 70%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모두 특허 만료 후 오리지널과 5%의 격차를 유지했다.

▲바이오시밀러 제품 오리지널 대비 보험상한가 현황(자료: 보건복지부)

이번에 약가가 등재된 트룩시마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바이오시밀러 약가우대의 첫 수혜를 받으면서 다른 약가체계가 적용됐다.

보건당국은 지난해 10월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국내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혁신형제약기업이 개발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한 제약사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의약품 약가의 80%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오리지널의 70%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10%포인트 상향조정됐다.

트룩시마의 경우 기존 약가제도를 적용하면 맙테라(129만8132원)의 70% 수준인 90만8692원까지 받을 수 있었지만 약가제도 개편 이후 최대가격이 103만8506만원(맙테라의 80%)로 상향 조정된 셈이다.

바이오시밀러 약가우대는 오리지널 업체도 수혜를 받는다. 기존에는 오리지널 의약품은 바이오시밀러 발매 이후 종전의 70%로 떨어졌는데, 약가제도 개편 이후 80%까지 유지할 수 있다.

트룩시마는 맙테라의 약가가 20% 내려갈 것을 감안하면 특허 만료 이후 맙테라의 보험약가(103만8506원 예상)보다 10%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정부의 약가우대 정책으로 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 대비 가격은 종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으면서도 특허 만료 후 오리지널 대비 가격은 낮아졌다. 예전 약가제도와 비교시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면서도 오리지널 대비 약가 비율은 더 낮아진 셈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후발주자로 시장 진입할 때 가격경쟁력도 확보하고 일정 수준의 약가도 유지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트룩시마의 약가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셀트리온이 램시마의 가격을 레미케이드보다 불과 5% 저렴한 약가로 발매한 것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오리지널 대비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싶어도 가격인하 여지가 크지 않았다. 해외에서 판매를 시작할 때 원 개발국인 한국에서의 가격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국내 가격을 지나치게 낮게 받으면 현지에서도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오리지널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의료진이나 환자 입장에서 오랫동안 사용한 오리지널 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이 같으면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외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셀트리온 입장에선 바이오시밀러의 약가우대가 적용되면서 가격경쟁력(종전 가격차 5%에서 10%로 확대)을 확보한 셈이다.

내달 보험약가가 등재되는 릴리의 ‘베이사글라퀵펜’은 오리지널 의약품 ‘란투스솔로스타’(1만5306원)의 70% 수준인 1만714원으로 보험약가를 책정했다. 릴리가 혁신형제약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약가우대 적용을 받지 못했다. 란투스 역시 보험약가가 30% 인하될 예정이어서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가 동일 가격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다만 바이오시밀러의 약가우대로 환자들은 종전보다 다소 비싼 약값을 지불하게 됐다. 맙테라의 약가가 10%포인트 덜 인하되면서 건강보험재정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2015년 맙테라의 국내 처방실적 277억원을 적용하면 종전 약가제도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진입 이후 30% 약가인하로 연간 83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지만, 약가제도 개편으로 손실액은 55억원으로 26억원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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