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연말 결산 앞두고 줄줄이 무상증자, 왜?

입력 2016-12-23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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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유동성 확보, 주주는 배당효과 ‘일석이조’

국내 상장기업들이 연말 결산을 앞두고 무상증자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무상증자는 주식을 주주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것으로 회사가 벌어놓은 잉여금을 재원삼아 자본금을 늘리고 그만큼 새로 주식을 발행해 주주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과 같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본금과 발행주식수를 늘리고 주주에게는 보유주식수를 늘리는 효과가 있어 일석이조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부터 현재까지 이사회 결의를 통해 무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기업은 22개사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는 총 다섯 곳으로 유한양행, JW중외제약, 보령제약, BGF리테일, 토니모리가 무상증자를 실시했다. 또 파버나인, 덱스터, 보령메디앙스, 보광산업 등 17개사에 달하는 코스닥 상장사가 무상증자를 결의했다. 이 중에는 화학, 반도체, 기계통신 등 장비업체들이 몰려 있었다.

코스피의 경우 유한양행과 JW중외제약은 보통주 1주당 각각 0.05주, 0.02주를 배당키로 했다. 10여 년 이상 매년 꾸준히 무상증자를 해 오고 있는 보령제약도 0.05066289주의 신주를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BGF리테일, 토니모리도 각각 보통주 1주당 1주, 0.5주를 배당할 예정이다.

코스닥 기업들 중에는 배당비율이 100%가 되는 곳이 상당수다. 파버나인, 덱스터 등 7개 기업은 보통주 1주당 1주를 배당할 계획이다. 유지인트, 코디엠은 1주당 2주를 배당, 배당비율이 200%에 달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연말에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은 별도 자금 조달 없이 회사 내부 잉여금을 활용할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라도 주가상승을 통해 회사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상증자를 실시하면 유동성이 증대되고 결과적으로는 거래량이 늘게 돼 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해 주가가 올라가기도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상당수 기업들은 배당이 활발히 이뤄지는 연말에 무상증자를 실시한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 상황이 대내외적인 악재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은 무상증자가 더더욱 반가운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가가 단기 급등한 뒤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무상증자를 실시한 후 주당 가치가 낮아져 신주상장일에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도 생기므로 투자자들은 무상증자를 하는 이유에 대해 유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무상증자 효과는 증시 상황과 기업 여건 및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무상증자 착시효과가 주식시장을 왜곡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에 무상증자로 단기급등 후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투자 전에 면밀히 검토하고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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