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열기? 지방 분양시장은 이미 '한파'

입력 2016-08-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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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신규 분양시장에 미분양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올 가을 4만3000여가구가 공급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앞서 분양한 단지의 성적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26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경주 현곡지구에서 최근 분양한 ‘경주 현곡 2차 푸르지오’ 단지는 청약 접수 결과 평균 1.6대 1로 마감됐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기준 이 단지에 접수된 내집 마련 신청서는 200여 건에 그쳤다. 해당 단지가 지하 2층~지상 25층, 15개 동 총1671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되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내집 마련 신청서는 정당계약 이후 남는 물량에 대해 건설사에서 임의로 분양을 할 때 사용된다. 건설사는 내집 마련 신청서를 작성한 가구에 한해 정당계약 이후 일정을 통보하고 추첨을 통해 분양을 진행한다. 특히 청약 당첨 이후 부적격 세대 및 계약을 포기하는 가구 등은 어느 단지에서나 발생하는 만큼 인기가 높은 단지에는 내집 마련 신청서가 몇천여개 이상으로 접수되기도 한다.

다산신도시 분양관계자는 “내 집 마련 신청서 접수건 만 봐도 ‘답’이 나온다”며 “당초 내집마련 신청서는 청약통장이 없는 가구에게 분양 기회를 주기위해 시작이 됐지만 인기 단지의 경우 1순위 청약자만 내집 마련 신청서를 접수할 수 있게 하는 등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에 ‘경주 현곡 2차 푸르지오’의 내집 마련 신청건수가 200여건에 그친다는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지방 분양시장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이다. 이 단지는 청약통장이 없어도 내 집 마련 신청서를 접수할 수 있으며 1인당 2명(배우자 포함)까지 접수가 가능하다.

D건설사 관계자는 “해당 단지는 내집 마련 신청 기준이 까다로운 편도 아니지만 전체 물량의 10% 정도밖에 접수가 되지 않은 것을 미뤄볼 때 미분양 가구 수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해당 단지가 지난해 공급한 단지의 후속작이라는 점이다. 앞서 지난 2015년 9월 대우건설은 ‘경주 현곡1차 푸르지오’를 공급했다. 당시 이 단지는 열흘도 되지 않아 전 가구 분양이 마감했다.

이처럼 일 년도 되지 않아 분위기가 반전된 지방 분양 시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분양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신규 분양 물량이 대거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가구로 전월 대비 8.2%,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는 76.1%가 늘어났다. 수도권의 경우 2만3325가구, 지방은 3만6674가구로 전월 대비 각각 11.6%, 6.1%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은 올 5월부터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중에도 지방 분양시장은 올 가을에 4만3000여가구의 신규 물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과 10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4만3934가구가 공급된다. 이는 전국 분양물량의 40% 비중을 차지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지방의 경우 각종 지표들이 시장이 위축됐음을 보이며 공급조절에 들어가야 하는 때이지만 내년 이후 시장이 불확실성이 더 크다보니 물량이 줄어들고 있지 않다”며 “공급리스크는 커지고 입주물량 및 미분양 증가 등으로 수요 측면에서도 악재가 많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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