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사업 비리’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 1심서 집행유예

입력 2016-07-21 12:06수정 2016-07-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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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역세권 개발사업 추진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허준영(64) 전 코레일 사장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부(재판장 김도형 부장판사)는 21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허 전 사장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8000만 원을 선고했다. 허 전 사장에게 금품을 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손모 씨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허 전 사장의 뇌물수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손 씨는 금품을 주기 전부터 허 전 사장이 19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결심한 것을 알고 직접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었다”며 “손 씨 입장에서 조만간 사장직을 그만둘 사람에게 역세권 개발사업 편의를 봐달라는 목적으로 돈을 줬을까 싶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손 씨가 허 전 사장에게 돈을 건넬 당시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 관련 이야기를 전혀 나누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손 씨가 법정에서 출마 준비를 하는 허 전 사장을 돕기 위해 돈을 줬다고 진술한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해서는 검찰이 기소한 금액 총 1억3000만 원 중 8000만 원만 유죄로 인정했다. 손 씨가 선거사무실 임대차 보증금으로 5000만 원을 낸 것은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허 전 회장이 손 씨가 선거사무실을 구해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납부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믿기 어렵다”면서도 “손 씨가 임대계약이 끝난 뒤 보증금을 돌려받아 허 전 회장 입장에서 돈을 기부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부정을 방지하려는 정치자금법 입법 취지를 훼손한 범행”이라며 “불법정치자금을 기부받은 기간이나 횟수, 받은 돈의 액수 등에 비추어 봤을 때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허 전 회장이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부정한 청탁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허 전 사장은 2011년 코레일 재직 당시 폐기물업체 실소유주 손 씨로부터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과 관련해 2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또 2011년 11월~2014년 9월 6차례에 걸쳐 선거비용과 국회의원 선거사무실 임대차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1억3000만 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있다.

앞서 검찰은 허 전 회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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