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우먼파워] 보건복지부, 여성비율 57%…중앙부처 중 유일하게 인사과장 女 발탁

입력 2016-06-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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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에도 첫 女 인사과장 발탁 화제 “남녀 불문 육아휴직 당연하게 생각”

보건복지부는 전체 직원 중 여성 공무원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올해 정부 전체 목표치의 4배가 넘는다. 보직을 맡길 때도 남녀 구분이 없어진 지 오래다. 복지부 내 핵심 보직은 줄줄이 여성들이 꿰차고 있다.

복지부 여성 공무원들은 ‘유리천장’이 아직 100%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자리로 여겨졌던 핵심 보직에 여성을 기용할 때 타 부처처럼 두세 번 고민하는 일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성별보다 태도와 능력이 우선시되는 조직 문화가 자리 잡은 덕분이다.

현재 복지부 본부와 소속기관 전체(3278명)에서 여성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57.0%로 올해 정부 여성 공무원 목표치(13.5%)의 4배에 달한다. 대부분 중앙부처 여성 공무원 비율이 아직 10%에 못 미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 중 5급 이상은 41.2%, 4급 이상은 35.9%다.

본부만 놓고 보면 전체 직원 913명 중 여성 공무원 수는 425명(46.5%)으로 절반에 가깝다. 이 중 5급 이상이 164명(34.8%)이고, 6급 이하는 261명(59.0%)이다.

본부 5급 이상 여성 공무원 중 고위공무원은 3명(9.4%), 3급 6명(33.3%), 4급 48명(35.8%), 5급은 107명(37.5%)이다.

2명 중 1명이 여성 직원이라고 하지만,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숫자가 줄어 가뭄에 콩 나듯 하는 현실은 타 부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핵심 보직에 배치돼 있고 중간관리자층이 두껍기에 앞으로 여성 고위공무원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복지부 내 국장급 고위공무원은 김상희 인구아동정책관(행시 38회)·곽숙영 국장(행시 36회)·주정미 국장(행시 34회) 등 총 3명이다.

과장급 관리직 여성 공무원은 총 26명으로 29.9%를 차지하고 있다. 김혜진 복지정책과장과 신꽃시계 사회서비스정책과장, 이경은 부이사관은 행시 38회 동기로 능력 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에이스들이다.

배금주 기획조정담당관(행시 39회), 임을기 의료자원정책과장(행시 39회), 이스란 요양보험제도과장(행시 40회), 오진희 국제협력담당관(행시 41회), 류양지 창조행정담당관(행시 42회), 남점순 한의약정책과장(행시 42회), 차전경 정신건강정책과장(행시 43회), 대통령 비서실로 파견된 이선영 과장(행시 43회) 등도 여성 엘리트 계보를 잇는 인물들이다. 이스란 과장은 지난 2007년 첫 여성 장관 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복지부 내 주요 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다 여성들이다. 핵심 보직인 인사과장이 여성인 곳은 복지부에서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0년 전인 2005년 주정미 국장이 여성 최초 혁신인사기획팀장(인사과장)에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복지부 여성 2호 인사과장인 정경실(행시 40회) 과장은 “업무 자체가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도 여성이어서 힘들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복지부는 상대적으로 다른 부처보다 여성이 하면 어렵지 않느냐는 인식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정 과장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은 여전히 어려운 숙제다. 아예 집을 친정과 합친 덕분에 가족들의 손을 빌려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6학년인 두 자녀를 잘 키우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의사 정원 관리,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보건산업 정책 등 복지부 내 굵직굵직한 이슈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총괄 주무 서기관들은 모두 여성이다.

관리직은 아니지만 보건의료정책과 조승아 서기관(행시 49회), 복지정책과 박은정 서기관(행시 49회), 보험정책과 유정민 사무관(행시 51회)은 실 주무를 맡고 있으며 선배들에게 똑똑한 후배로 손꼽힌다.

조승아 서기관은 “회의를 가도 여자들이 많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는 것 같다”며 “남녀 할 것 없이 육아휴직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유연한 조직문화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공무원들은 유연한 조직문화의 단적인 사례로 육아휴직을 들었다. 지난해 말 기준 육아휴직 중인 공무원은 177명으로, 이 중 11명은 남성이다. 육아휴직 기간은 평균 2년 정도다. 한 달이라도 육아휴직을 쓴 직원은 전체의 40%인 357명에 달한다.

정경실 인사과장은 “첫째에 이어 둘째까지 육아휴직을 쓴 여성 직원도 동기들과 같이 승진했다”며 “인사위원회에서 유아휴직 때문에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는 게 공식적인 반응이고 이로 인한 불이익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저출산 대책 주무 부처로서 부처 중 유일하게 근무평가에 있어서 다자녀 가점을 주고 있다. 두 자녀의 경우 0.5점, 세 자녀는 1점을 더 주는 것이다. 실제 두 자녀 이상을 가진 직원이 절반 이상일 정도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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