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희부터 김하늘까지...여자 스타의 결혼 배우자는 누구?[배국남의 스타탐험]

입력 2016-03-20 08:50수정 2016-03-2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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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년의 대중문화사 수놓은 여자 스타들의 배우자, 어떻게 변했나?

▲19일 결혼식을 올린 스타 김하늘.
“이제 배우로서의 삶과 더불어 평생을 함께하게 될 동반자를 만나게 됐습니다. 예쁘게 잘 살겠습니다. 결혼 후에도 변함없이 연기활동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하늘(38)이 3월 19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홀에서 열린 한 살 연하의 사업가와 백년가약을 맺으면서 한 말이다.

올해 들어 여자 스타들이 속속 결혼하고 있다. 탤런트 김유미(37)는 두 살 연하 배우 정우와 지난 1월 16일 서울의 한 교회에서 가족, 친지가 참석한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걸그룹 핑클 출신 연기자 이진(36)은 지난 2월 20일 미국 하와이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여섯 살 연상의 미국 교포와 결혼했다. 탤런트 황정음(31)은 지난 2월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세 살 연상 프로골퍼 출신의 사업가 이영돈 씨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결혼을 앞둔 여자 스타들도 적지 않다. 스타 연기자 김정은(40)은 3월 28일 미국 LA에서 금융업에 종사하는 동갑내기 재미교포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고 걸그룹 쥬얼리 출신 연기자 박정아(35)는 5월 15일 두 살연하의 프로골퍼 전상우와 웨딩마치를 울린다.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수 가희(36)는 세 살 연상의 사업가 양준무씨와 3월 26일 미국 하와이에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원빈-이나영 커플.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은 대중의 시선을 모은다. 그중에서도 여자 스타의 웨딩드레스, 결혼사진, 신혼여행지, 결혼식 장소와 형태 등 결혼과 관련된 많은 것들이 높은 관심을 끈다. 특히 여자 연예인의 배우자는 대중의 관심을 넘어 사회적인 화제가 되기도 한다. 한류가 거세지면서 우리 스타의 결혼과 배우자는 외국 언론의 주요한 기사 아이템이 된 지 이미 오래다. 또한,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여자 연예인의 결혼식은 소비와 라이프 트렌드를 이끌고 일반인의 배우자 관에 큰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그동안 여자 스타의 배우자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물론 연예인 역시 일반인처럼 결혼 배우자가 매우 다양하지만, 연예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위상의 변화와 함께 여자 연예인의 결혼 배우자도 크게 달라졌다.

대중문화 초창기였던 1900~1950년대에는 유교적 인식이 엄존해 연예인에 대한 사회적 위상이 낮았고 연예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많았다. 1900~1950년대 대중문화 초창기에는 여자 연예인과 평범한 일반인 결혼이 많았다. 또한, 백설희-황해(전영록 부모), 전옥-강홍식(최민수 외조부모), 황금심-고복수 커플처럼 상당히 많은 여자 연예인들이 동료 연예인과 결혼을 했다.

대중문화 초창기보다 연예인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엄존하고 TV 등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주는 새로운 매스미디어가 등장한 1960~1970년대에는 여자 스타의 배우자는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영화와 방송을 통해 여자 가수나 배우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1960~1970년대에는 스타들의 우상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는 여자 연예인의 결혼 상대는 일반인에서 재벌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해졌다.

▲장동건-고소영 커플.

특히, 이 시기 눈길을 끈 것은 여자 스타와 재벌 혹은 중견기업 오너와의 결혼이었다. 스크린 스타 문희는 1971년 당시 한국일보 부사장이었던 故 장강재 한국일보 회장과 결혼했고 영화배우 안인숙은 1975년 미도파백화점 사장이었던 대농그룹 박영일 전 회장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또한, 펄시스터즈의 배인순은 1976년 최원석 동아그룹 전 회장과 웨딩마치를 울렸다. 이후 중앙산업 조규영 회장과 결혼 한 스타 정윤희를 비롯해 황신혜, 고현정, 김희애, 오현경, 이요원, 최정윤, 박주미 등 여자 스타들이 재벌 혹은 중견기업 대표와 결혼했다.

또한, 1960~1970년대에는 미국 일본 등 외국에 대한 로망을 가진 일부 여자 연예인들이 재미교포와 재일교포 등을 결혼 배우자로 선택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물론 엄앵란-신성일, 윤복희-남진, 김지미-나훈아 커플처럼 동료 연예인끼리 결혼 역시 이 시기에도 성행했다.

대중문화 시장이 급성장하고 대학의 방송연예, 영화학과의 신설 등으로 대학생이나 대학 졸업자의 연예계 진출이 두드러진 1980년대에는 연예인의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

이 시기 눈길을 끄는 여자 연예인의 배우자들은 연예인의 특성을 이해하고 연예활동을 지속해서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송사 PD, 영화감독, 카메라맨 등 대중문화 분야 종사자들이었다. 원미경은 1987년 MBC 이창순 PD와 양미경은 1988년 KBS 허성룡 PD와 결혼했다. 임예진 역시 드라마를 연출하는 최창욱 PD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최유라는 맹기호 MBC 카메라 감독을 배우자로 맞았다. 근래 들어서도 박성미-강제규 영화감독, 문소리-장준환 영화감독, 김민-이지호 영화감독처럼 여자 연기자와 영화감독의 결혼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원미경은 “결혼 후에도 연기를 계속하고 싶었어요. 연예계가 일반 직장과 성격이 크게 달라 배우자는 연예분야를 알았으면 했어요. (남편이) 드라마 PD라 연애할 때도 결혼한 이후에도 저를 많이 이해해주고 격려해줘요”라고 말했다.

방송 매체를 비롯한 대중매체가 급증하고 연예산업이 산업적 기틀을 갖추어 스타가 엄청난 이윤을 창출하는 주체로 떠오른 1990년대부터는 연예인을 발굴하고 육성, 관리하는 연예 기획사가 스타 시스템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됐다. 이에 따라 연예 기획사 대표와 연예인의 결혼이 흔치 않은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1998년 가수 양수경과 예당컴퍼니 변두섭 회장과의 결혼을 시작으로 배우 신은경-김정수 커플처럼 1990년대부터는 연예기획사 대표, 연예인 매니저와 결혼하는 여자 연예인들이 늘었다.

▲한혜진-기성룡 커플

또한, 1980년대 최미나-허정무, 최란-이충희 커플처럼 스포츠 스타와 결혼하는 여자 연예인이 등장하기 시작해 1990년대부터는 스포츠 스타와 결혼하는 여자 연예인이 급증했다. 톱스타 최진실이 프로야구 선수 조성민과 결혼한 것을 비롯해 이혜원-안정환, 김성은-정조국, 슈-임효성 유하나-이용규 등이 여자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커플의 대표적인 사례다.

1990년대의 여자 스타의 배우자 중 가장 많은 것이 연예인이다. 하희라는 1993년 동료 배우최수종과 결혼했고, 신애라는 1995년 연기자 차인표를 배우자로 맞았다. 이후 유호정-이재룡, 채시라-김태욱, 고소영-장동건, 유진-기태영, 이효리-이상순 원빈-이나영 커플처럼 수많은 여자 스타들이 동료 연예인과 결혼했다.

▲심은하-지상욱 커플

신애라는 “같은 드라마(‘사랑을 그대 품 안에’)에 출연하면서 자연스럽게 교제를 시작했다. 대중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고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은 연예계에서는 작품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동료 연예인과 사귀게 된다. 차인표 씨가 같은 일을 하므로 누구보다 연예계와 작업 특성을 잘 이해해 어렵지 않게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고 차인표와 결혼에 이른 과정을 설명했다.

1990년대 결혼으로 대중의 관심이 쏠렸던 여자 스타는 최명길이다. 최명길이 1995년 정치인 김한길과 결혼했기 때문이다. 이후 흔치 않지만, 여자 연예인과 정치인의 결혼이 간간이 이어졌다. 심은하-지상욱, 황혜영-김경록 커플이 여자 연예인과 정치인의 만남으로 눈길을 끈 결혼 커플이다.

연예인이 청소년들의 직업 1순위로 부상하고 대중문화 산업이 만개한 2000년대 들어서는 여자 스타들의 배우자는 전문직 종사자에서부터 사업가, 스포츠 스타, 동료 연예인, 일반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해졌다

염정아-정형외과 의사 허일, 한지혜-서울지검 검사 정혁준, 전도연-사업가 강시규, 이영애-사업가 정호영, 차수연-연예기획사 판타지오 대표 나병준, 전지현-금융업 종사자 최준혁, 한혜진-프로축구선수 기성용 커플에서 보듯 최근 들어서는 여자 연예인의 결혼 배우자의 스펙트럼은 사업가에서부터 전문직 종사자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해졌다.

▲채림-가오쯔치 커플.

2000년대 들어서는 한류가 거세지면서 외국 스타와 결혼하는 여자 스타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해 ‘이씨가문’ ‘양문호장’ 등 중국 드라마에 출연한 채림은 지난 2014년 중국 배우 가오쯔치와 결혼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에서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1억 원을 받는 스타로 부상한 추자현도 최근 올해 중국 배우 위쇼우광과 결혼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추자현은 예비신랑 위쇼우광에 대해 “힘들고 지칠 때 힘이 되어주고 연기자로서 발전을 도와주는 동료이자 연인이다. 중국인이라는 점이 결혼을 결정할 때 장애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처럼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여자 스타들의 결혼 배우자는 시대 상황과 연예인에 대한 인식과 위상 변화에 따라 달라졌다. 또한, 과거에는 여자 스타들이 결혼과 함께 활동을 중단하거나 인기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대부분의 여자 스타들이 결혼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제 결혼은 여배우의 인기의 무덤이 아니라 인기 상승의 기제 역할까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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