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전향규씨 “살해됐대요. 시신이며 목이 찔린 자국이며...눈물도 안 나더라”...상견례 후 새벽 살해된 가족들?!

입력 2015-07-12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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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1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2003년 삼전동 살인방화사건의 단서들을 되짚어 보고 모발 속 메시지를 읽는 과학 수사와 다양한 수사기법을 소개해 화제다.

전향규씨의 가슴 속에는 오랫동안 묻어온 ‘비밀’이 하나 있다. 아흔의 노모를 위해 전 씨가 꼭 지켜야만 하는 비밀은 12년 전 어느 날 새벽, 갑자기 시작되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오랜만에 조카들에게 안부 전화를 건 전 씨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건강히 지내는 줄만 알았던 조카들이 전부 사망했다는 것. 비보를 접하고 전 씨가 한달음에 달려간 곳은 다름 아닌 경찰서였다. 그를 계속 찾았다는 경찰 관계자는 믿기 힘든 이야기를 들려줬다.

전향규씨는 “살해됐대요. 시신이며 목에 찔린 자국이며 다 봤는데... 눈물도 안 나오더라고요. 믿기지 않으니까”라고 밝혔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사건이 발생한 날이 바로 둘째 조카 전다영 씨와 예비 신랑 김진욱(가명) 씨의 양가 상견례가 있었던 날이라는 것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저녁을 먹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갔다는 전 씨 남매와 예비 신랑 김 씨가 돌연 한 시간 뒤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에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세 사람. 12년이 지난 지금도 전 씨는 조카들의 사망 소식을 차마 노모에게 말하지 못했다는데.... 화목했던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준, 그 날의 불청객은 누구인가?

사건 현장은 참혹했다. 전 씨 남매와 약혼자 김 씨는 날카로운 흉기에 각각 12곳, 9곳, 4곳을 찔려 다량의 피를 흘린 채 사망해 있었다. 당시 수사를 담당한 형사는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던 비릿한 피 냄새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범인의 잔혹한 수법, 현장에 도난당한 금품이 없었던 점으로 보아 사건을 단순 강도의 소행으로 여기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잔혹한 살인마는 그 날 새벽의 정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사건이 발생한 시각은 인적이 드문 새벽 한 시, 사건 현장 주변에는 CCTV도 목격자도 없었다. 하필이면 그날따라 전 씨 남매 집 앞의 24시간 편의점도 문을 닫았다. 누군가가 문을 강제로 뜯은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범인은 열려있는 문으로 남매의 집에 들어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직전 피해자 중 가장 건장한 체격의 김 씨는 술에 취한 채 방 안에서 무방비 상태로 자고 있었다고 한다.

더 의아한 것은, 당시 집안에 남매가 기르던 애완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 짖는 소리를 들은 이웃은 없었다는 것이다. 늦은 시간, 낯선 불청객의 방문, 그리고 주인들이 살해되는 끔찍한 현장에서도 애완견은 왜 짖지 않았던 걸까? 이 모든 것이 단순히 우연의 일치일까? 혹은 살인마가 계획한 시나리오일까?

목격자도 CCTV도 없는 사건 현장은 이미 불에 타고 물에 휩쓸려나가 범인에 대한 단서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게 사건 당시 수사 관계자는 “머리카락 한 움큼을 쥐고 죽었는데 굉장히 세게 쥐었더라고요. 꽉 쥐고 있었어요. 손에서 내가 머리카락을 떼어냈거든요”라고 말했다.

담당 형사의 눈에 띈 전다영 씨 손의 머리카락 한 움큼! 사건 당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꽉 쥔 전 씨의 손에서 머리카락을 떼어내는 것조차 어려웠다. 전 씨가 쥐고 있던 13가닥의 머리카락. 안타깝게도, 2003년 당시에는 모근이 없어 누구의 모발인지 정확히 밝혀내기 어려웠고, 경찰은 숨진 전 씨가 고통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머리를 뽑은 것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전 씨의 부검감정서를 살펴보던 전문의는 경찰의 판단과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제작진은 취재 도중 모근이 없어도 모발 내의 정보를 읽을 수 있는 분석 기법이 현재 국내에서 개발 중임을 알아냈다. 사건 발생 후 12년이 지난 지금, 전 씨 손의 머리카락은 잔혹한 살인마의 정체를 밝힐 수 있을 결정적 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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