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툭하면 ‘빈손쇼핑’…왜 없나 했더니 구매대행서 ‘싹쓸이’

입력 2015-05-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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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료에 배송비 붙여 온라인몰서 재판매…이케아, ASㆍ반품 소비자피해 ‘속수무책’

경기도 남양주시에 사는 김모씨는 최근 이케아 광명점에 평소 봐두었던 거실 조명을 사러 갔다가 빈손으로 되돌아왔다. 벌써 두 번째 방문이었지만, 재고가 없다는 대답에 또 헛걸음을 한 것.

서울 목동에 거주하는 안모씨도 TV 장식장을 사러 갔다가 원하는 제품이 없어 비슷한 제품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 안씨는 “매장 직원에게 물어보니 해당 제품이 언제 입고될지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세계 최대 매장인 이케아 광명점은 왜 재고 소진 속도가 빠를까?

답은 온라인 가구 판매업자들의 싹쓸이 때문이라는 게 가구 업계의 시각이다. 이들 판매업자들은 이케아 광명점에서 인기 제품들을 구입한 뒤, 이를 G마켓이나 옥션,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재판매한다. 이케아코리아가 한국에서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는다는 빈틈을 노린 것이다.

이케아 구매 대행을 전문적으로 하는 A업체 대표는 “구매 대행 업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과 인기 제품의 빠른 품절은 관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소비자들도 직접 가서 헛탕을 친 경우가 워낙 많자 구매 대행을 이용하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이케아 구매 대행’을 치면 검색 광고만 20여건이 넘게 나타난다. 이들 중 일부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제품을 위주로 자체 재고 상품까지 마련해놓고 있다.

구매 대행이 성업 중인 이유는 배송비와 수수료를 조금 더 얹어주면 원하는 제품을 손쉽게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소비자들은 이케아 광명점에서 구입할 때보다 통상 5만원에서 10만원가량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업자들의 구매 대행이 성행하자 부작용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사례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6일 이케아 광명점에서 판매하는 선반과 미끄럼 방지판, 러그, 전신거울을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50만7000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배송을 받아보니 이케아 라크 선반 총 5개 중 2개의 선반이 깨져 있어 정상 제품으로 업체에 요구했으나 ‘파손면책 조건으로 배송’이라면서 A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B씨 역시 컴퓨터 책상과 의자, 케이블 가로정리대, 바닥 보호판 4개 품목을 주문했지만 물건이 배송되지 않았다. 해당 사이트에 수차례 항의하고 전화했으나 업체 측은 담당자가 바뀌었다며 발뺌하거나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해당 사이트에는 B씨 외에 여러 명이 비슷한 피해를 당해 환불을 요구했지만 답변이 없는 상태다.

재고 부족 문제에다가 이처럼 소비자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지만 이케아코리아 측은 속수무책이다. 구매 대행업체들의 매장 구입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구매 대행업체들 때문에 내방한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구입할 수 없다는 얘기가 많지만, 현실적으로 (업체들의 사재기를) 막을 장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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