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땅콩리턴 당시 교신록 공개...조양호 회장 큰딸 조현아 책임 명백해지는 순간

입력 2014-12-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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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사무장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리턴' 당시에 항공기 음성 교신내용이 공개됐다.

JTBC는 '땅콩 리턴' 문제가 발생한 당시 미국 뉴욕발 한국행 비행기 기장이 지상근무 요원인 대한항공 운항관리사와 뉴욕공항 관제사와 주고받은 내용이 담긴 교신록을 분석해 12일 공개했다.

공개된 바에 따르면 비행기는 5일 0시50분 출발 예정이었다. 갑자기 0시52분에 공항 관제사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알려달라고 요청한다. "대한항공086, 컨트롤되었나요? 연락주세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건지 알려주세요. 다시 게이트로 돌아가야 하는 건지 확인 부탁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3분 넘게 결정을 못 내리자 0시 55분에 관제사가 다시 묻는다. "다시 게이트로 돌아가야 하는 건지 확인 부탁합니다. 게이트로 다시 돌아가야 하고 지상 직원과 교신해야합니다. 확인 부탁합니다. 게이트로 돌아가야 하는겁니까?"라고 게이트로의 회항 여부를 묻는다.

1분 후 관제사가 "대한항공086 지상 직원들과 연결해보세요. 게이트로 돌아가세요."라며 지상 근무 직원과 연락하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2분 뒤, 뉴욕 공항에서 근무하는 대한항공 운항관리사가 "예 알겠습니다. 자세한 것 좀 알려주세요. 그러면 한 명을 더 다른 승무원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얘기인가요?"라며 상황 파악에 나선다.

출발 시간은 이미 10분이 넘어갔다.

이에 기장은 "아 사무장 내리고 부사무장이 사무장 역할을 하고요. 추가로 교대시키는 건 아니고요. 사무장 내리게 되면 사무장 없이 가도 된답니다."라고 사무장이 내린다고 설명한다.

출발 지연 14분 후, 사무장 없이 가도 된다는 말이 떨어지고, 비행기는 결국 후진을 해 게이트 쪽으로 돌아와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여객기는 곧바로 이륙을 준비해 1시 9분 쯤 관제탑으로부터 이륙을 승인 받는다.

결국 승객 250여 명이 탄 여객기는 예정시간보다 20분 가까이 늦게 출발했고, 이륙 기준으로는 46분 늦어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당시 일등석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로 삼아 사무장을 질책하며 이륙 준비 중인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12일 국토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12일 오후 3시 국토교통부 조사를 받기위해 김포공항 인근의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실로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들 앞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사건 전에 비해 수척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조현아 전 부사장은 땅콩리턴과 관련, "심려를 끼져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으로 정신적 고통을 당한 당사자인 사무장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도 했다.

앞서 그는 9일 대한항공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본부장에서 사퇴했지만 '무늬만 사퇴'라는 비판을 받자 10일에는 부사장직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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