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레시피] 정품 vs 병행수입 vs 벌크 제품…똑똑한 소비, 유통방식 차이 알아야
입력 2018-12-18 15:09

(김다애 디자이너 mngbn@)

“카메라를 사려고 하는데… 한 가지 좀 물어보려고. 카메라가 짝퉁이 있어? 정품이라고 강조해 놓은 것은 병행수입품이라고 표시한 것보다 수십만 원 더 비싸게 파네?”

회사 한 동료가 기자에게 카메라를 사겠다며 이처럼 물어왔다. 평소 카메라에 하나도 관심 없던 동료가 카메라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신기했지만, 정품과 병행수입의 차이를 모르는 것도 의아했다.

이번 ‘경제레시피’의 주제는 정품과 병행수입, 그리고 벌크 제품이다. 이들 용어는 제품의 차이가 아닌 유통 과정의 차이를 뜻한다. 물건을 구입하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이들 용어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LG전자의 블루투스 헤드셋 ‘LG 톤플러스’의 짝퉁 제품(위)과 정품(아래) 비교 모습.(사진제공=LG전자)

◇정식 판매처의 유통 제품이 ‘정품’ = 정품은 말 그대로 제조사와 정식으로 계약한 공식 판매처에서 유통하는 제품을 말한다.

정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제품별 지정된 기한 내에 사후관리(AS) 및 교환·환불 등을 온전히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IT기기의 경우 공식매장 등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면 통상 제품 박스에 ‘정품 인증 라벨’이 부착된 것을 볼 수 있다.

제품에 부착된 ‘정품 인증 라벨’을 살펴 보면 “본 상품은 ○○사에서 인정한 공식수입업체 ○○코리아가 수입한 정품으로 정품인증번호가 있는 라벨이 부착돼 있습니다. 정품인증라벨이 없거나 번호가 누락된 제품은 정품이 아니거나 위조·모조품일 수 있으니 구입 시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등의 문구가 기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제조사의 경우 AS를 받을 때 ‘정품 인증 라벨’에 부착된 스티커를 함께 동봉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정품의 중요성은 안전성과도 직결된다. 우선 IT기기는 해외에서 유통되는 제품을 공식 판매처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국내로 들여오는 경우 전압 등이 다를 수 있다. 강제로 변압기 등을 이용할 경우 제품의 성능이 저하되거나 화재·폭발의 위험성도 있을 수 있다.

사실상 정품 사용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해당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으로서도 공식 유통 채널을 통한 정품 판매여야만, 해당 제품 판매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확인하고 다음 제품에 대해 고민도 할 수 있다.

▲서울 코엑스 삐에로쇼핑에서 병행수입 명품가방이 판매되고 있다.(연합뉴스)

◇“AS는 필요 없어” 가격만 생각한다면 ‘병행수입’ = ‘병행수입’은 공식 판매처나 수입업체가 아닌 개인이나 일반업체가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원칙적으로 상표의 고유 기능인 출처표시와 품질보증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병행 수입이 허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11월부터 수입공산품의 가격 인하 유도를 위해 병행수입이 공식 허용됐다.

이처럼 병행수입은 해외에서 만든 제품을 국내에서 판매하더라도 가격을 낮춰 소비자에게 이익을 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사치품이나 고가품의 경우 국내 판매가가 매우 높을 때도 있는데, 이런 경우 병행수입 제품이 많이 발생한다.

병행수입 제품은 사실 정품과 기능 면에서는 동일하다.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AS에 있다. 정품의 경우 공식 판매점이나 특정 서비스센터를 두고 AS가 손쉽게 이뤄지지만, 병행수입 제품의 경우 해외로 제품을 보내거나 제품을 구매한 판매 대행업체를 통해야만 AS를 받을 수 있다.

결국 대부분의 병행수입 제품은 AS를 받기 어렵다고 보면 된다. 대신 제품 구매 시 정품처럼 물품을 배송받을 수 있는 기간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병행수입 제품은 최근 성행되고 있는 해외직구 상품과 비교된다. 사실 해외직구 상품 역시 정품이더라도 제품의 공식 판매처는 국내가 아니므로 현지로 제품을 보내야만 AS를 받을 수 있다.

또한 해외직구 상품은 배송 기간도 길어 제품을 받아보는 데 오래 걸리고 오배송되는 경우도 많아 다소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실속있는 제품 구매가 필요하다면 ‘벌크’ = 흔히 길을 지나가다가 삼성전자나 LG전자 이어폰 정품이라며 봉지에 들어있는 5000원의 제품을 만나본 적이 있을 것이다.

벌크 제품은 이처럼 정품과 제품은 같지만, 박스 포장이 아닌 개별 비닐봉지에 포장해 판매되는 제품을 말한다. 가격이 정품보다 매우 저렴하지만, 벌크 제품의 가장 큰 단점은 AS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싼 맛에 실속있는 구매를 하려 한다면 사실 ‘벌크’ 제품도 나쁘지 않지만, 구매 시 복불복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품과 동일한 제품을 파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정품을 배낀 위조품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위조품이 아니더라도 소비자가 반품한 제품이거나, 고장난 제품을 수리해 재판매하는 리퍼비시(refurbish) 제품일 수 있다.

여기에 ‘벌크’ 제품은 교환 및 환불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벌크 제품을 구입한다면 꼭 매장에서 기기능에 문제가 없는지 테스트를 해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