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11조달러 ‘총알’ 업고 글로벌 성장 엔진 지속

입력 2014-10-15 03:57수정 2014-10-1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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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지출 연평균 2% 성장...내년 성장률 3% 전망

미국 경제가 11조 달러(약 1경1700조원)에 달하는 소비지출에 힘입어 글로벌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6조8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하며, 지난 6년 동안 소비지출은 연 평균 2%씩 성장해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국)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55% 정도다. 유로존 2위 경제국인 프랑스 역시 GDP 대비 소비 비율은 60%에 미치지 못한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지출은 올해 2.3% 증가하고, 내년에는 2.7%로 증가폭이 커질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미국 경제가 올해 2.2% 성장하고, 내년에는 3.0%로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나리만 베라베시 IH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은 미국의 가장 큰 자산”이라면서 “매우 강한 기초가 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탄탄한 소비 기반은 유럽의 침체 위험과, 신흥시장의 성장 둔화에도 견고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바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조셉 라보그나 도이체방크증권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소비자라는 ‘엄청난 고릴라(800-pound gorilla)’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미국 가계는 고용시장 등 상대적으로 좋은 뉴스를 접하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미국은 해외 악재에도 면역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주 유럽의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또 경제 성장률 전망을 끌어내리면서 주식시장이 출렁이는 원인을 제공했다. 지난주 전 세계 증시에서 3조50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사라졌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서 가계금융 담당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딘 마키 바클레이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 환경이 약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기반경제는 훌륭하다”며 “미국 경제의 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인 하나의 이유는 바로 건강한 지출”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가 90달러 밑으로 하락하는 등 에너지 가격이 내리고 있는 것도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시아에서 금융위기 사태가 터졌던 지난 1990년대 말에도 유가 하락과 함께 미국 소비자들은 소비를 늘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2001년까지 10년 동안 미국의 소비지출은 연 평균 4% 늘었다. 이는 1970년대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당시 국제유가는 1990년 최고치에서 70% 이상 하락했다. 올해 유가는 지난 6월 고점 대비 21% 빠진 상태다.

마키 이코노미스트는 “해외 성장률 하락에도 미국의 소비는 견고하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라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다시 글로벌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 미국의 소비지출이 3%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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