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4년3개월만에 ‘최강’…신흥시장은 ‘긴장’

입력 2014-10-0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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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블룸버그

최근 미국 경기 회복세를 입증하는 지표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달러 가치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긴축 정책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받으면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매수세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자금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신흥국 금융시장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으며 원유 금 등 상품에 대한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달러·엔 환율은 전일 대비 1.24% 뛴 109.76엔을 기록했다. 유로ㆍ달러 환율은 1.21% 떨어진 1.251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일 달러·엔 환율은 6년 이후 최고치인 110.09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화 대비 주요 10개국 통화 가치를 종합한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1.1% 오른 1078.6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6월 이후 4년 3개월여 만에 최고치 수준이다. 연준이 유로화를 포함한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의 가치를 산정하는 달러인덱스는 86.7까지 올랐다.

이처럼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게 된 배경에는 유럽과 일본 등 주요국보다 미국 경기 회복세가 견고하다는 신호가 잇달아 나온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로저 베이스톤 프랭클린템플레톤 채권부문 이사 겸 수석부사장은 “지표 호조는 미국 경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과 일본보다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6%에 이르렀다. 폭설 등 비경제적인 요인으로 인해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 데서 벗어나 곧바로 고성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고용시장 회복세도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9월에 비농업부문에서 24만8000개의 일자리가 늘어 8월(18만 개)에 일시적으로 끊겼던 월간 20만 개 이상 일자리 창출을 다시 실현했다. 실업률은 5.9%로 산정돼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이전인 2008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은 디플레이션 우려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일본은 달러 강세와 맞물려 엔화 가치 하락이 지속된다면 수입물가 상승, 소비지출 급감으로 이어져 결국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신흥국 금융 시장이 침체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달러화를 기초로 하는 투자자산의 경우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자금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1일 한국의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도 달러 강세로 인해 외국인들이 매도 물량을 쏟아낸 여파였다.

오일, 금 등 상품 가격도 추락하고 있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41% 하락해 17개월 만에 최저치인 배럴당 89.74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일 거래된 12월 물 금은 전날보다 22.20달러(1.8%) 빠진 온스당 1192.90달러로, 2010년 8월3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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