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투표 현대중공업…권오갑이 내민 악수 통할까

입력 2014-09-2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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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23일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에 앞서 이날 오전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호소문을 나눠주며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사진제공=현대중공업)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노사 갈등 해결을 위해 직접 전면에 나섰다. 노조의 임금 및 단체협상에 대한 파업 찬반투표 첫날인 23일, 울산광역시 전하동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본사 정문에 권 사장이 나타난 것.

이날 권 사장은 오전 6시 20분부터 1시간 40분 동안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호소문과 함께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그가 사장자리에 오른지 열흘째 되는 날이었다.

권 사장은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회사가 가족 여러분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회사의 잘못이며, 책임”이라며 “진심으로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는 이익을 내서 최고의 대우, 최고의 직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최근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여러분께 실망을 드렸다”며 “회사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시간과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회사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앞서 권 사장은 지난 15일 취임 첫날에도 곧바로 노조를 찾아가 정병모 노조위원장과 면담을 갖는 등 줄곧 울산 조선소에 머물며 임단협 타결에 애쓰고 있다. 16일 취임사를 통해서도 “세계 1위라는 명성과 영광은 잠시 내려놓고 현대중공업의 미래를 위해 힘을 모으자. 초심으로 돌아가 미래를 바라보자”고 주문한 바 있다.

사장 자리에 오른지 열흘 남짓 된 권 사장이 울산 조선소를 맴도는 이유는 노사 갈등 문제가 권 사장의 첫 과제로 남겨졌기 때문이다. 그는 위기에 처한 현대중공업의 구워투수로 지목되면서 4년 만에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했다. 이 회사는 세계 조선 경기 불황 속에 올 2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경영위기에 빠졌다.

위기수습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은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의 경영진단과 함께 사업ㆍ조직개편, 인력배치 등의 전면적 혁신을 위해 경영진단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장 현대중공업이 20년 만의 파업 위기에 처해지면서 권 사장이 직접 급한 불을 끄러 울산 조선소로 달려간 것이다.

올해 임단협 교섭을 벌여온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달 23일부터 26일까지 조합원 1만8000여명을 상대로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하는 등 파업수순에 돌입했다.

권 사장은 호소문에서 “제 진심이 여러분에게 전달되었기를 바라며,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고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권 사장이 노조원에게 내민 악수와 호소가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노조 파업투표가 끝나는 26일로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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