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하락세에 당국 경계감 고조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6.4원 오른 1041.3원에 출발했다. 이후 오전 9시 33분 5.85원 상승한 달러당 1040.75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초저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음에도 미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비해 크게 절상됐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7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기로 했다. 또 현재 월 250억달러인 양적완화(QE) 규모를 다음달부터 1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추가 감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10월 열리는 FOMC 회의에서 150억달러를 마저 줄임으로써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완전히 종료할 예정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미 연준의 금리 조기인상론이 이같이 진화됐음에도 연준 의원들의 금리 전망이 매파적으로 변하면서 미 달러화는 강세를 띠었다. 연준 의원들의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이 지난 6월 전망치인 1.125%에서 1.375%로 상향된 것이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FOMC 성명서 내용은 대체로 비둘기파적이었으나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통화정책 정상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졌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가시권 내로 들어오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우세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이날 원·달러 환율 예상범위는 1036~1043원이다.
다만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유입되며 환율 상단을 제한할 전망이다.
미 달러 강세로 엔화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외환당국은 원·엔 환율 하락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밤사이 엔·달러 환율이 108엔대에 진입하면서 원·엔 환율 하락에 대한 당국의 긴장감이 고조됐다”며 “오늘 아시아 통화 움직임과 당국 대응에 주목하며 원·달러 환율은 1040원 정도에서 안착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선물의 이날 원·달러 환율 예상범위는 1035~1046원이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전 9시 38분 4.97원 내린 100엔당 959.34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