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SE 신흥시장 주가지수 9일째 하락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앞두고 지난해와 같은 연준발(發) 대규모 신흥시장 자금이탈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날 브릭스 국가 등으로 구성된 FTSE 신흥시장 주가지수는 9일째 하락세를 기록해 5%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최장기 하락세로 1998년 8월 아시아와 러시아 외환 위기가 심각하던 당시에는 기록한 10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지난해 처음으로 출구전략을 시사했을 때 금리 인상에 대한 관심이 확산하면서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던 것을 감안했을 때 이번 FOMC 회의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결과에 따라 이 같은 자금 엑소더스가 신흥시장에서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JP모건 애셋매니지먼트의 리처드 티터링턴 신흥시장 투자 책임자는 FT에 “신흥시장이 다른 어떤 자산보다도 시장 여건 변화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의 알레르토 갈로는 FT에 FOMC 성명 톤이 비둘기 성향을 유지하더라도 신흥시장이 앞으로 몇 달은 계속 흔들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16일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8월 산업생산이 예상 외로 저조하게 나온 점과 인플레 진정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연준 정책 기조가 비둘기 톤을 유지할 것이란 쪽으로 시장 분위기가 급속히 바뀌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뉴욕 소재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 앤드 코의 프라이빗뱅킹 투자전략책임자 스콧 클레먼스는 블룸버그에 “옐런을 비롯한 FOMC의 절대다수 위원이 (이번에도) 저금리 기조 유지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도 “(FOMC가) ‘천천히 가자’는 분위기”라면서 “그래야만 저축을 소비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FOMC 회의 후 성명에서 ‘상당 기간(considerable time)’이란 표현이 빠질지를 두고는 여전히 전망이 엇갈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러한 표현이 ‘빠지지 않을 것’이란 전문가 관측이 앞서기는 하지만 그 비중이 53%에 불과하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