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급사 운용펀드에 ‘간접투자’…‘씨네큐브’ ‘아트홀’ 등 사회공헌 사업도
보험사들이 문화콘텐츠 단순 투자를 넘어 문화 공간까지 운영하고 있다. 문화의 힘이 무형의 가치를 넘어 실질적 수익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관람객 1500만명을 돌파한 영화 ‘명량’의 경우 투자에 참여한 보험사는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는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이 결성한 펀드를 통해 CJ E&M이 제작 또는 메인 투자자로 참여하는 영화 및 콘텐츠에 공동 투자했다.
메리츠화재가 투자한 영화는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개봉작 18편에 이른다. 주요 영화로는 △명량 △설국열차 △집으로가는길 △수상한그녀 △깡철이 △공범 △고령화가족 등이 있다.
메리츠화재 측은 자산운용 투자처를 다양화하고 간접투자로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자평했다. 또 크레딧 노출 등으로 홍보 등의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걱정인형을 활용한 홍보효과를 만들기 위해 지난 2월 2일부터 올해 4월 13일까지 총 11회 방송 분량으로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3’에 협찬했다.
참가자 합숙소에 걱정인형 캐릭터용품을 비치해 자연스럽게 해당 장면을 노출했고, 접수된 팬레터를 걱정인형 편지지에 인쇄 후 전달하는 방법으로 홍보 효과를 거뒀다.
롯데손해보험와 현대해상은 영화 ‘해적’의 배급사인 롯데시네마 운용 펀드에 투자했다. 롯데손보 측은 이 투자건과 관련, 원금 보장구조로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당사에서는 향후에도 수익률 제고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문화콘텐츠 투자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신한생명과 동부화재는 올해 1월부터 CJ엔터테인먼트가 조성한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이 펀드는 장동건 주연의 ‘우는 남자’, 류승룡 주연의 ‘표적’ 등에 투자했다. 이번 ‘명량’에도 간접 투자자로 나섰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고객들의 자산을 운용하는 보험사들에 영화투자는 투자 회수기간이 짧은 장점에 영화 흥행에 따른 추가 수익도 가능하다. 실패하면 손실도 입지만, 투자규모가 작은 데다 손실률도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앞서 AIA생명은 4일 CJ 계열사 CJ E&M과 ‘슈퍼스타K6’에 대한 공동 마케팅 협약식을 체결했다. AIA생명은 메인 협찬사로 CJ E&M과 상호 협력한다.
이전에는 KB국민카드가 3년간 ‘슈퍼스타K’의 메인 스폰서를 맡았으나, 비용 문제를 이유로 최근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카드는 ‘슈퍼스타K’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매년 10억~20억원 이상의 비용을 써 왔다.
AIA생명은 지난달 중순부터 CJ 계열 영화관 CGV와 손잡고 △CGV명동(눈스퀘어) △CGV강변점 △CGV왕십리 △CGV목동점에 ‘AIA Real Life NOW Festival’ 브랜드 게이트를 운영하기도 했다.
일부 보험사들은 직접적으로 문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흥국생명과 같은 그룹 계열사 티캐스트는 광화문 본사 지하에 예술영화 위주로 상영하는 씨네큐브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다.
씨네큐브는 2000년 12월 1일 태광그룹의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개관했다.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멀티플렉스 및 일반 상업영화관과는 차별화된 프로그램 선정과 수준 높은 관람 문화, 관객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씨네큐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영화관으로 충성도 높은 고정 관객층을 확보한, 국내 예술영화관 중 관객수에서 독보적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LIG아트홀 강남은 LIG손해보험이 적극적인 기업 메세나 활동을 위해 설립한 소극장이다. 독창적인 시각과 표현방식으로 공연예술의 경계를 확장시키고 있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제작하며 창작의 산실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후 2011년 LIG아트홀 부산과 2013년 LIG아트홀 합정을 잇달아 개관했다.
LIG손보 관계자는 “LIG아트홀 운영을 맡고 있는 LIG문화재단은 ‘창작자 중심’과 ‘예술가의 자기주도성 존중’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국내 공연예술계의 창작자를 지원하고자 2009년 설립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