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맥주 재벌 산미구엘, 인프라 투자에 나선 까닭은?

입력 2014-08-0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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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달러 신공항 청사진 밝혀…자회사 필리핀항공 경영환경 개선·인프라 사업 확대

▲필리핀 최대 재벌 산미구엘이 공개한 신공항 조감도. 출처 산미구엘 웹사이트

필리핀을 대표하는 맥주 제조사이자 최대 재벌인 산미구엘이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산미구엘은 필리핀 마닐라에 100억 달러(약 10조3100억원) 규모 신공항을 세우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고 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 5월 처음으로 신공항 건설 계획을 언급했다. 청사진에 따르면 신공항은 철도와 지하철 등으로 연결되고 저가항공사들을 위한 터미널도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마닐라의 공항허브인 니노이아키고국제공항은 수용능력에 비해 너무 많은 승객이 밀려들면서 세계 최악의 공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난 1981년 문을 열었을 당시 수용능력을 연간 600만명으로 계산했으나 현재 취급하는 승객은 3200만명에 이른다. 필리핀 정부는 오는 2040년에 마닐라를 거치는 항공승객이 연 1억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신공항 건설이 시급한 상황이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정부는 2016년 신공항 공개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산미구엘이 최근 아키노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신공항 청사진을 브리핑하는 등 로비가 벌써 시작됐다고 WSJ는 전했다.

다른 필리핀 재벌과 한국 및 일본 건설기업도 필리핀 신공항 건설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산미구엘이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필리핀항공을 꼽았다. 산미구엘은 지난 2012년 필리핀항공 지분을 사들여 현재 49% 지분으로 대주주다. 필리핀항공의 거점인 마닐라 공항 인프라가 지금처럼 열악하면 항공사 발전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아울러 산미구엘은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산미구엘은 지난 2009년 일본 기린맥주에 맥주사업부 지분 48%를 매각하고 나서 그 자금으로 에너지와 전력, 항공 등 인프라 관련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라몬 앙 산미구엘 회장은 “우리는 정부의 승인만 떨어지면 5년래 신공항을 완공할 수 있다”며 “만일 정부가 우리에게 35년 공항운영권을 주면 건설비는 우리가 충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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