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7652억 33% 늘어나… LIG손보 인수, 자산 400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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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을 맞은 임영록 KB금융 회장이 선택한 사자성어다. 지향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매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잇딴 금융사고에 수뇌부 의견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여전히 잡음에 시달리고 있지만 임 회장은 외풍에 굴하지 않고 직원들을 독려하며 묵묵히 큰 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다.
그의 ‘조용한 리더십’은 실적으로 나타난다. KB금융은 올해 상반기에 765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1%나 급증했다. 시장 예상치(7623억원)도 웃돌았다. 외풍에 따른 경영공백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만한 성적표다.
소매금융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 노력이 빛을 발한 가운데 비은행부문 인수합병(M&A)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앞서 인수한 KB캐피탈의 자회사 편입과 LIG손해보험 인수로 은행에 편중된 이익 구조가 개선되고 자산규모도 400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KB금융의 ‘싱크탱크’를 이끄는 것은 임 회장이다. 그는 M&A에 보수적인 KB금융 사외이사들을 두 번이나 설득, 경쟁 입찰에서 가격을 올려 LIG손보를 품에 안는 데 성공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은 상황에서 인수 적격성 문제가 불거져 한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그는 발빠르게 법률 검토를 마치고 ‘인수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을 LIG손보에 직접 전했다. 특히 그는 매주 임원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진행상황을 체크했다. 수시로 전략회의도 개최하며 그룹 내 M&A팀에 큰 힘을 실어줬다.
그 사이 ‘중도퇴임’, ‘사임’ 등 각종 후문이 떠돌았지만 오히려 임 회장은 불안해하고 있는 직원들을 다독였다. 일련의 상황들에 변명하지 않고 ‘수장으로서 미안하다’란 사과의 뜻도 솔직하게 전했다.
직원들에게 불이익이 당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며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란 각오로 모두가 하나 돼 새로운 KB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끊임없이 독려했다.
2년 임기의 반환점을 돈 임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M&A를 통해 리딩뱅크 위상 회복의 발판을 마련한 만큼 지금의 성장통만 극복한다면 남은 1년은 새로운 도약의 시간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