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식목표 ‘5석’… 바깥선 “15곳 중 절반 또는 수도권 절반 이겨야 승리”
여야가 7.30재보궐선거의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가면서 선거 승패기준을 두고 엇갈린 잣대를 들이대며 ‘엄살’ 경쟁부터 벌이는 형국이다.
현재 147석인 여당은 공식적으로 ‘과반 의석 확보’를, 야당은 ‘본래 소속 지역구 사수’를 각각 명분 삼아 한목소리로 “5석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여야 내부적으로나 바깥에선 이번 재보선지역 15곳 가운데 절반 이상 또는 수도권 6곳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쪽이 승리하는 것이란 기준을 내놓고 있다.
이번 선거가 치러지는 15곳 중 새누리당이 원래 갖고 있던 곳은 9곳이다. 다만 세월호 참사의 여진과 청와대발 인사 참극이란 악재 속에 새누리당은 목표치를 낮게 잡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천 파동으로 점수를 까먹으면서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저지할 수 있는 11석에서 기존 의석 수성으로 목표를 낮췄다.
속내를 보면 여야 지도부 모두 선거 후 불어올 후폭풍을 비껴가기 위한 포석을 깔아놓겠다는 심산이다. 여당이 패할 경우 박근혜정부의 조기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야당의 패배 시 조기전대론이 불거지면서 향후 총선 공천권이 걸려 있는 당권 투쟁에 계파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인 탓이다.
여기에 6.4지방선거라는 큰 규모의 선거를 치른 직후인데다 휴가철에 치러지는 재보선인 만큼 낮은 투표율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지층 결집용으로 엄살을 부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해도 이는 바깥의 기준과 온도차가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15곳 중 절반 이상을 승리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본다. 또는 여야의 텃밭인 영호남을 제외한 수도권과 충청지역 9곳 또는 수도권 6곳을 승패 기준으로 잡고 있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14일 “선거 분위기는 매번 달라 승패 기준도 일률적이지 않다”며 “이번은 영호남 제외하고 여야간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은 수도권, 충청에서 누가 더 승리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여야간 3석 이상 차이가 나야지, 3석 이내라면 어느 한쪽 승리라고 보긴 애매할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새정치연합의 경우 기존 광주 광산을 등 호남 3곳을 차지하고 있었고,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이 금배지를 내려놓은 전남 순천·곡성도 야권 우세지역이라 일단 4곳에서 유리해 수도권과 충청에서 1곳만 더 이기면 쉽사리 본전치기하는 것이라 ‘5석이 목표’라는 안철수 공동대표의 발언에 내부에서도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13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지나친 엄살은 일선의 사기문제. 전투 중 장수는 말을 달리게 해야 한다”고 했고, 김광진 의원도 “당 대표는 정치평론가가 아니다. 우리가 갖고 있던 5석만 유지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전투를 지휘하면 나머지 장수는 어찌하나! 이번 보궐을 통해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