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상인 가문으로 알려진 한일시멘트그룹은 1961년 창업주인 허채경 회장이 설립했다. 1969년 11월 한일시멘트공업으로 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쌍용양회와 함께 한국 시멘트 산업의 양대 축을 이뤘다. 창업주 고(故) 허채경 선대회장은 “글무식(文無識)보다 인무식(人無識)을 경계하라”며 투명경영 및 직원복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창업주인 허채경 회장이 1995년 타계하면서 2세 경영으로 넘어간 한일시멘트그룹을 고 허 회장의 장남 허정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 3남 허동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 4남 허남섭 한일시멘트 회장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차남인 허영섭 녹십자 회장(타계)은 독자적으로 녹십자를 일궜고 현재 5남 허일섭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한일시멘트 주요 계열사 사실상 100% 지배 = 한일시멘트그룹의 출자구조는 허정섭 명예회장→한일시멘트→주요계열사의 수직형 구조와 함께 오너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비상장 계열사 등 이중구조로 돼 있다. 허정섭 명예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한일시멘트 지분 46.69%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일시멘트가 한일산업, 한일개발, 서울랜드, 한일네트웍스 등을 사실상 100% 지배하고 있다.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인 한일시멘트는 2013년 말 현재 허정섭 명예회장(7.95%), 허동섭 명예회장(5.96%), 허남섭 한일시멘트 회장(5.90%) 등 창업 2세들의 지분을 포함한 오너일가가 전체 지분의 37.25%를 보유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한일산업(98.51%), 한일개발(99.90%), 서울랜드(85.67%), 한일네트웍스(34.69%), 우덕축산(73.33%), 칸서스자산운용(22.04%)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도 상당수다. 1962년 설립된 중원전기는 허정섭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기호 한일시멘트 부회장이 33.96%를 보유하고 있고, 허 부회장의 동생인 허기준, 허기수씨가 각각 22.21%, 15.27% 갖고 있는 등 오너일가가 100% 지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세원개발(허서연 및 그 특수관계인 100%), 충무화학(허일섭, 허서연, 허서희 등 특수관계인 100%), 세우리, 한오디앤디 등이 있다.
◇창업주 직계가족 계열사 지분 골고루 = 한일시멘트그룹은 창업주 허채경 회장 타계 이후 2세들이 계열사를 독립적으로 경영하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허동섭 회장이 이끌던 한일건설의 계열분리 등으로 정리되는 양상이다. 허남섭 회장은 서울랜드(구 한덕개발)의 경영도 맡고 있으나 서울랜드 지분은 허 회장 개인이 아닌 한일시멘트가 85.67% 가지고 있다.
창업주의 직계가족들이 한일시멘트를 포함한 계열사의 지분을 각각 나눠 갖고 있는 상황이다. 한일시멘트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창업주의 장남인 허정섭 명예회장 및 3명의 아들의 지분율은 14.74%다. 3남 허동섭 명예회장과 두 딸의 지분은 10.46%, 4남 허남섭 한일시멘트 회장 일가는 8.66%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3세 경영의 선두에는 허정섭 명예회장의 장남 허기호 부회장이 있다. 2005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허 부회장은 2011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함으로써 3세 경영에 본격 나서고 있다.
◇시멘트 중심에서 다각적인 사업 영역 모색 = 한일시멘트는 1961년 창업 이후 한 차례도 적자를 낸 적이 없을 만큼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건설업 불황이 시멘트 시장까지 덮치면서 2012년 718억원의 순손실(별도기준)을 내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해 717억원의 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업황 침체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한일시멘트그룹은 금융, 외식, 소프트웨어 등 사업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한일시멘트그룹의 사업영역은 한일시멘트를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 건설(한일개발), 관광위락(서울랜드, 차우, 세우리), 소프트웨어(한일네트웍스, 에프앤센터), 경비(세원개발), 금융(칸스서자산운용, Amass Star Venture Capital Corporation 등), 무역(E-Plan Interational Limited) 등이 있다. 이 중 한일시멘트를 포함해 25개의 계열회사(국내 16개, 국외 9개)로 구성돼 있다. 상장사는 한일시멘트와 한일네트웍스, C.C.P(대만 상장) 3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