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주의 세력, 러시아에 연방 편입 검토 요청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의 분리ㆍ독립을 묻는 주민투표 잠정 집계 결과 90% 안팎의 주민들이 독립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이들 지역 분리주의 세력들은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로부터의 독립을 공식 선포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주민투표 잠정 집계 결과 도네츠크에서는 투표자의 89%, 루간스크에서는 96.2%가 분리ㆍ독립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율은 도네츠크 75%, 루간스크가 81%로 집계됐다.
도네츠크주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정부 공동의장인 데니스 푸쉴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주민들은 11일 주민투표 결과와 공화국 주권 선언에 기초해 지금부터 공화국이 독립국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푸쉴린은 이어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주민의 의사 표시를 고려하고 역사적 정의를 회복하고자 러시아 연방에 도네츠크공화국의 편입 문제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루간스크주도 독립을 선포했다. 루간스크주 민선 주지사 발레리 볼로토프는 이날 집회에서 “우리는 키예프 쿠데타 세력의 전횡과 유혈 독재, 파시즘, 민족주의에서 자유로운 독자적 길, 자유와 법치의 길을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주민들의 의사 표현을 존중한다”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주민투표 결과를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동부 지역의 주민투표와 독립 선언을 인정할 수 없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대행인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는 “분리주의자들과 테러리스트들이 주민투표라고 부르는 광대극은 살인과 납치, 폭력 등을 포함한 중대 범죄를 감추려는 선동적 위장에 다름아니다”고 비난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도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를 지지하고 나섰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의 불법적 주민투표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