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움직임 가속화에 역내 긴장 고조 전망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에서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가 11일(현지시간) 치러진 가운데 분리주의 세력이 압승을 선언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에서 불법 투표라고 비난하지만, 분리주의 세력은 압도적인 투표 결과를 내세워 분리·독립 움직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총 인구가 약 650만명인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주에서 이날 투표가 치러진 가운데 도네츠크 선관위는 “유권자 약 300만명 가운데 75%가 투표했고 89%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루간스크의 투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도네츠크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도네츠크 주와 루간스크 주에서 이날 오전 8시부터 투표가 개시돼 오후 10시에 종료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11시까지 진행됐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은 이날 오후 지역 선관위가 차려진 도네츠크주 크라스노아르메이스크시 시청 건물 주변에서 정부군이 분리주의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1명이 숨지고 또 다른 1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정부 공동의장 데니스 푸쉴린은 이타르타스 통신에 죽은 사람의 수를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정부군의 투표 방해에도 선거관리인들이 투표함과 투표인명부 등을 갖고 현장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루간스크주 노보아이다르시의 지역 선관위 건물에도 정부군이 공격을 가해 선관위 위원들이 서둘러 현장에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루간스크주 크레멘스크 마을에서는 현지 투표소로 진입하던 정부군 장갑차를 저지하던 주민 2명이 총격을 받아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이번 주민투표가 불법으로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입장에 동조했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7일 주민투표 연기를 제안한 적이 있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투표 결과가 압도적인 찬성이 예상되는 만큼 분리주의 세력은 결과가 나오는 대로 독립공화국 창설을 선포하고 독립 움직임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