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 삼성에 아무 타격 못 입혀…진정한 승자 구글”-WSJ

입력 2014-05-0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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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대상 모델 대부분 현재 판매되지 않아

애플이 미국에서의 2차 특허소송전에서 작은 승리를 거뒀으나 삼성전자와 구글에는 아무 타격을 못 입힐 것이라고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특허소송을 담당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에서 배심원들은 지난 2일 삼성이 애플 특허 2건을 침해한 혐의로 약 1억1900만 달러(약 1225억원)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당시 평결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돼 5일 배심원들이 재평의할 예정이지만 평결 내용이나 손배액은 거의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WSJ는 지난 2일 평결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나 삼성의 모바일 기기가 성장하는 모멘텀에 거의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평결한 모델 대부분이 현재 판매되지 않는 것이고 삼성은 후속 모델들에 대해서는 애플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우회기술을 채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심지어 평결은 삼성에 금전적으로도 거의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삼성은 현재 현금 보유규모가 475억6000만 달러에 이른다. 아울러 애플이 1차 소송에서 9억3000만 달러 배상 판결을 받아낸 것과도 대조적이다.

애플이 삼성에게 남의 것을 베꼈다는 이미지를 덮어씌우려던 마케팅 전략도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배심원들이 애플도 삼성 특허를 침해했다며 15만8400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기 때문. 비록 금액은 적었지만 삼성만이 애플 특허를 침해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돼 오히려 삼성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마이클 캐리어 룻거스대 법학과 교소는 “애플이 법률시스템을 통해 상대방에게 슬램덩크나 KO펀치를 먹이려 했지만 이제 그런 시절은 지났다”고 꼬집었다.

이 재판에서 승자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구글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삼성은 재판 내내 구글은 비슷한 기술을 독립적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애플의 특허가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1차 소송전에서 애플 변호사들은 배심원들에게 외국 기업인 삼성이 자국 기업의 혁신을 훔치고 있다고 효과적으로 주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삼성은 이번 재판에서 구글이라는 다른 혁신적인 미국 기업을 앞세웠다.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구글 엔지니어들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최대 생산업체인 삼성을 강력히 보호했다고 WSJ는 전했다.

캐리어 교수는 “애플이 복잡하게 얽힌 특허권 관련 소송을 걸어도 얻는 게 거의 없을 것”이라며 “차라리 자신의 기술을 라이선스로 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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