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글로벌 금리 인상 추세 등 불안

중국 정부의 신용팽창 억제 방침에 국내서 자금줄이 막힌 많은 본토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위안화 약세와 글로벌 금리 인상 추세 등에 가뜩이나 빚이 늘어가는 이들 중국 기업이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노무라홀딩스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본토기업의 지난해 해외 회사채 발행규모는 1692억 달러(약 176조원)로 전년보다 60% 급증하고 2011년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늘었다. 현재 2조 달러에 이르는 중국 회사채 가운데 약 8%를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고 노무라는 추정했다.
올 들어서도 중국석유화공유한공사(시노펙)와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등이 40억 달러 이상의 해외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해외자금 조달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 외국계 은행이 중국 기업들에게 대출한 규모도 6090억 달러로 지난 2011년보다 75% 가까이 늘었다.
해외 채권시장 문을 두드리는 중국 기업들은 비교적 재무적으로 견실해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메이저 IT기업 텐센트가 지난 22일 25억 달러 규모 해외 회사채를 발행했을 당시 응찰률은 5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를 포함해 각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위안화 가치도 최근 수주 간 하락 추세여서 중국 기업들의 채무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회사채는 대부분 달러로 발행됐다.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는 23일 6.2466위안으로 지난 2012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위안화 가치는 3.1% 하락해 아시아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내고 있다.
인베스코의 마크 유 신흥국 채권 애널리스트는 “신용등급이 B등급 이하인 중국 기업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신중히 하고 있다”며 “이들 회사채는 수익률이 높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