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업체들의 원전 케이블 입찰을 담합에 이어 중소업체들도 원전부품 입찰에서 담합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발주한 원전부품 입찰에서 담합한 강진중공업, 대동피아이, 유성산업, 한국미크로 4개 납품업체에 총 2억8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또 담합을 주도한 강진중공업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강진중공업와 대동피아이는 2010년 6월부터 2011년 6월까지 한수원이 발주한 4건의 냉각ㆍ순환계통 원자력기자재 구매입찰에서 입찰참가, 낙찰예정자, 투찰가격 등을 사전에 공동으로 결정하고 이를 실행했다. 강진중공업은 대동피아이가 입찰에 참가할 수 있도록 자신들의 용역보고서를 대동피아이의 것처럼 꾸며주기도 했다.
또 2011년 6월에는 강진중공업, 유성산업, 한국미크로가 슬리브형 베어링 4개 등 24종 구매입찰에 참가하면서 역시 입찰참가, 낙찰예정자, 투찰가격 등을 미리 정했다. 이 담합의 경우도 강진중공업이 주도했다. 이들은 예산범위를 초과하는 금액을 제시해 유찰을 유도한 뒤 결국 한수원이 예산을 증액하고 나서야 최종적으로 강진중공업이 낙찰받았다.
공정위는 담합을 주도한 강진중공업에 가장 많은 2억1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고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대동피아이에는 5200만원, 유성산업에는 900만원, 한국미크로에는 6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부산공정거래사무소 이태원 하도급과장은 “원자력산업은 원활한 전력수급을 통한 국민생활 안정과 직결되는 중요 국가기간산업”이라며 “이번조치로 입찰담합행위를 시정조치함으로써 예산낭비를 차단하고, 당해 시장에서의 경쟁촉진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