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하루 전 회장 면담 취소” 반발
한국을 방문한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르노삼성의 새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곤 회장의 방한으로 실마리를 찾을 것 같던 노사 문제는 면담 불발로 다시 실타래가 엉켰다.
곤 회장은 이달 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르노삼성은 르노그룹의 글로벌 전략 플랜인 ‘르노 드라이브 더 체인지(Renault Drive the Change)’를 견인하게 될 것”이라며 2016년까지 달성할 성장 비전을 제안했다.
먼저 국내 판매량을 지난해(13만1010대) 대비 70% 이상 증가한 20만대로 늘려 현대차, 기아차에 이어 국내판매 3위를 탈환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고의 품질력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르노그룹의 성장을 이끌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세웠던 계획 대부분이 실행된 만큼 이날 제시한 비젼도 실천에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르노삼성은 2012년 리바이벌 플랜(회생계획)을 발표한 이후 2년간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지난해에는 매출 3조3000억원, 영업이익 445억원, 당기 순이익 170억원을 기록하며 3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단, 노사 갈등은 극복 과제로 남았다. 당초 이날에는 곤 회장과 르노삼성 노조와의 첫 면담이 준비돼 있었지만 이들의 만남은 결국 불발됐다.
이날 르노삼성 노조는 “회사 대표인 프로보 사장이 전날 곤 회장에게 노조의 입장을 직접 전달해주겠으니 노조가 직접 곤 회장을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회사 측에서 먼저 만남을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15일 전 예정되어 있던 면담을 하루 전에 이를 취소하는 것은 노조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어 노조는 이날 11시부터 30분 동안 부산 본관 앞에서 노조간부 30명이 참여한 중식집회를 강행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은 “이제는 솔루션을 찾고 합의를 해야하는 시기”라며 “다 함께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성과를 바라봐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