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왕성한 식욕-글로벌 M&A 열풍] 민간기업, 신성장동력 찾아 화끈한 M&A

입력 2014-04-01 07:00수정 2014-04-0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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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자원 확보 목적 국영기업 중심 1차 M&A 열풍

요즘 중국의 민간기업들 사이에서 인수ㆍ합병(M&A) 열풍이 불고 있다. 웬만한 건 다 중국 기업이 먹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미래의 먹거리 탐색이다.

지난 1999년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기업들이 경제 글로벌화에 적극 동참할 필요가 있다”며 이른바 ‘저우추취(走出去, 세계로 나가자)’ 전략을 마련했다. 다음해 3월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는 “중국 국영기업들이 해외투자 초점을 천연자원과 인프라 등의 영역에 맞춰야 한다”고 규정했다.

자국의 고도성장을 튼실하게 뒷받침할 에너지자원 확보를 국가 최우선사업으로 삼은 것이다. 이후 15년간 중국 에너지 국영기업들이 사들인 해외자산은 무려 1990억 달러(약 214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2차 M&A 열풍도 중국 경제발전에 따른 시대적 요구에 발맞추고 있다는 평가다. 1차와 다르게 국영기업 주도, 에너지 부문 중심이 아니라 민간기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M&A를 추진하는 것이 이번 열풍의 가장 큰 특징이다.

시진핑 현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중국 지도부도 지난해 11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시장이 자원배분의 결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민간기업에 힘을 실었다. 그러자 언급에 맞춰 레노버와 텐센트 등 IT기업뿐 아니라 푸싱그룹과 부동산 개발업체 다롄완다그룹 등이 폭발적으로 M&A 활동을 펼치고 있다.

씨티그룹의 유진 챈 중국 글로벌뱅킹 대표는 “중국 해외 M&A의 2차 열풍을 지금 목격하고 있다”며 “민간기업들은 국영기업보다 더 기회를 잘 포착하며 사려깊고 민첩한 행동으로 M&A 물결에 합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의 10억 달러 이상 해외 M&A 가운데 약 3분의 1을 민간기업이 차지했다. 이는 해당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최대치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사모펀드 시노-유럽유나이티드투자의 빅터 가오 부회장은 “경제 중심축이 국영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옮겨가면서 비슷한 현상이 해외 M&A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검독관리위원회(국자위) 연구센터의 추쉬핑 주임은 “중국 전체 자산에서 국영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년 전에 거의 100%에 달했으나 2012년 말에는 23%로 줄었으며 민간기업 비중은 56%로 커졌다”며 “나머지는 외국계 기업이나 합작사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민간기업이 선진기술 확보와 신시장 개척을 위해 M&A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의 필 렁 아시아 M&A 담당자는 “중국 기업들이 해외 M&A를 실시하면 전문기술을 확보할 수 있어 국내 연구ㆍ개발(R&D) 투자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1위 육가공업체인 솽후이그룹은 지난해 5월 세계 최대 돈육 가공업체 미국 스미스필드를 47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솽후이는 스미스필드 인수를 통해 미국의 선진적인 품질ㆍ위생 감독 노하우를 받아들여 자국의 식품안전 우려를 완화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식습관 변화에 따른 자국 육류 수요도 맞출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미국 시장 진출 교두보도 확보했다.

중국 2위 부자인 왕젠린이 이끄는 완다그룹은 지난 2012년 5월 북미 영화관체인 AMC엔터테인먼트를 26억 달러에 사들여 세계 최대의 영화관 체인으로 발돋움했다. 완다그룹은 지난해 8월 영국 럭셔리 요트업체 선시커를 약 3억 파운드에 인수하는 등 다양한 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민간 투자기업 푸싱의 궈광창 회장은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릴 만큼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여왔다. 푸싱은 지난 2011년 5월 그리스 보석업체 폴리폴리에그룹 지분 약 10%를 사들이고 지난해 9월에는 이탈리아 남성복업체 카루소 지분 35%를 인수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5억5600만 유로에 프랑스의 리조트체인 클럽메드 인수를 확정지었다. 또 푸싱은 지난 1월 포르투갈 국유은행 카이샤헤랄데데포지투스(Caixa Geral de Depositos)의 보험사업 부문을 10억 유로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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