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업계 강자로 나서려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성공 비결은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손 회장이 성장 잠재력 있는 신생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그의 투자 성공이 일본 기업들의 벤처투자를 이끌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가 현재 지분을 가진 IT 회사는 1300여 곳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손 회장은 1981년 설립한 소프트뱅크를 30년 만에 시가총액 990억 달러에 달하는 대기업으로 일궈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경쟁업체 NTT도코모와 KDDI보다 가입자 수는 적지만 수익성은 더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손 회장은 일본 내 벤처기업은 물론 중국 등 여러 국가의 벤처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명성을 쌓아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 발돋움한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다. 그는 지난 2000년 알리바바의 설립 초기 당시 2000만 달러를 투자해 현재 알리바바 지분 37%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알리바바의 가치를 1530억 달러로 평가했다. 손회장 보유 지분의 가치는 560억 달러에 이른다. 초기 투자액의 무려 2800배에 달한다.
손회장은 일본의 모바일 게임회사 겅호온라인 엔터테인먼트에도 창업 초기에 투자해 현재 33.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겅호의 시총은 69억 달러에 달하며 주가는 지난해 3배 넘게 올랐다. 그는 야후재팬의 의결권 43%를 확보하고 있으며 중국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런런의 3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손 회장의 벤처 투자 성공은 도코모와 KDDI를 비롯해 소니 닛산 등 일본 대기업들의 벤처 투자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일본 내 창업을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도코모는 벤처투자 사업 규모를 지난 1월 40%나 끌어올렸으며 KDDI도 19개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한 이후 신규 벤처 투자 기금 마련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소니 닛산 ANA홀딩스는 금융스타트업 기업 WiL의 공동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일본은 창업의 벽이 높기로 유명하다. 세계은행은 창업하기 쉬운 국가 순위에서 일본을 189개국 중 120위로 네팔과 탄자니아 다음으로 선정했다. 같은 평가에서 한국은 34위를 차지했다.
키쿠치 사토루 SMBC니코증권 애널리스트는 “손 회장의 성공은 도코모와 KDDI의 벤처 투자를 촉발시켰다”면서 “이들은 앞으로 손 회장의 벤처 투자 움직임에 발맞춰 나가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