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철근 64% 차지… 5년새 두배로

중국 철강업체의 글로벌 공세가 심해지면서 국내 철강 업체들이 대응마련에 고민하고 있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범용재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21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근수입은 국내 수입 철근 46만8000톤 가운데 30만톤을 기록, 2009년 이후 5년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중국산 철근 수입은 2009년 17만톤을 시작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0년에는 수입량이 20만톤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30만톤을 기록했다. 수입 철근 중 중국산 철근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28%에서 지난해 64%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특히 작년 12월 철근 수입 총 3만9000톤 중 중국산 철근은 3만6000톤으로 94%를 차지했다.
중국의 철강 수출 공세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철강 수출량은 2010년부터 4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 작년에는 역대 두 번째인 6234만톤을 수출했다. 2007년 최대치인 6255만톤에 조금 못 미친 수치다.
중국산 철강의 저가 공세가 심해지면서 국내 철강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뚜렷한 대응책이 없어 고심 중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가격을 함께 낮춰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악화된 수익성 탓에 이마저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국내 철강업계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중국과의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전략만으로는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더 걱정이다. 국내 철강 시장은 이미 공급과잉인 상황에서 중국산 저가 철강 비중의 확대로 공급과잉이 더 악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 철강재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먼저 해결해 기본적인 시장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 수입이 범용재를 중심으로 우리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접근해 오고 있어 중소업체들은 이를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을 함께 낮춰 어느 정도 희생을 보더라도 우리 시장을 지켜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가 크다”며 “철강협회를 중심으로 어떻게 국내 시장을 지켜낼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