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KB국민은행장,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을 비롯한 KB금융지주 임원진들이 카드사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표명을 했다. 임영록 회장은 임원진들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사표를 검토한 뒤 수리 여부를 선별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20일 KB금융에 따르면 이 행장을 비롯한 국민은행 부행장급 이상의 모든 임원진과 심재오 KB국민카드 사장을 비롯한 국민카드 모든 임원진이 사표를 제출했다. KB금융지주 집행임원 역시 사표를 제출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일괄 사의 표명을 지주사 전체의 고강도 쇄신을 단행할 계기로 삼을 전망"이라며 "사표 수리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책임질 일은 지더라도 일단 사고를 수습할 사람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같은 관계자는 "이번 임원진 일괄사표는 지난 19일 임 회장이 급거 귀국후 긴급 대책회의를 진행 할 때 나온 것"이라며 "카드의 경우 이번 사건의 당사자로 책임을 지는 것이고 은행의 경우에는 작년에 있었던 사고에 대해 재신임을 묻는 형태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련의 사태로 도의적 책임을 지면서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사표 제출 대상자가 많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은 지난해 도쿄지점 비자금 사건, 국민주택기금채권 위조·횡령 사건에 이어 정보 유출까지 겹쳐 사의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심 사장은 최근 정보유출 사태에서 국민카드가 5000만건 넘는 정보를 유출, 가장 피해 규모가 큰 만큼 사태 수습과 별개로 사의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지주 임원과 계열사 대표들에게 “사태 수습에 우선 주력하고, 고객 피해가 없도록 재발 방지책을 세우라”고 지시하면서 “유출 정보가 시중에 유통되지 않아 ‘2차 피해’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KB금융은 사태 수습책의 일환으로 오는 21일 국민은행과 국민카드의 대국민사과문을 게재한다. 양사는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고객들의 2차 피해 방지, 피해 발생시 전액을 책임지겠다는 내용 등을 담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