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 ‘개혁•개방’ 정책 선도
덩샤오핑(鄧小平)의 지지 하에 룽이런(榮毅仁)이 지난 1979년 개혁•개방에 필요한 자금을 끌어오고자 설립한 중국국제투자신탁공사가 씨틱그룹의 전신이다.
룽이런은 합풍기업과 삼신은행 등 기업을 경영하다 중화인민공화국 정권이 성립되고 나서 모든 재산을 국가에 기부해 ‘붉은 자본가’라는 별명이 붙는 등 민족 자본가의 표상으로 칭송받았으며 부주석을 지내기도 했다.
그가 설립한 씨틱그룹은 은행과 무역회사, 법률, 회계사무소 등 다양한 기능으로 개혁•개방의 성공을 이끌었다. 회사는 지난 1980년 일본기업과 합작해 중국동방리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이 회사는 중국 유일의 대외자금을 끌어오는 창구 역할을 했다.
덩샤오핑과 룽이런의 비전이 빛을 발한 것은 1982년이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장쑤성에 화학섬유기업인 이정화섬을 설립하려 했으나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씨틱은 일본 노무라증권과 협의해 총 100억 엔(약 103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 80%를 이정화섬 프로젝트에 투입했다. 이는 중국 최초 해외채권 발행이다.
1984년에는 영국의 롱맨과 공동으로 중국 개방정책과 규제 내용을 담은 중국 최초 투자가이드를 발표했다.
1987년에 홍콩 캐세이퍼시픽항공 지분 12.5%를 19억3600만 홍콩달러에 매입해 3대 주주로 떠올랐으며 다음해 영국 케이블앤드와이어리스월드와이드, 홍콩 허치슨왐포아와 공동으로 아주위성공사를 설립했다. 아주위성은 1990년 중국창청로켓을 이용해 위성을 쏘아올려 중국이 국제위성 발사시장에 진입하는 데 이바지했다.
1995년 중국 최대 증권업체로 발전한 씨틱증권을 설립했다. 2001년 씨틱그룹 출범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회사는 다음해 중국 최초의 금융지주회사인 씨틱홀딩스를 세웠다.
씨틱그룹 산하 씨틱증권이 2002년 상하이와 홍콩증시에서 동시 기업공개(IPO)를 실시했으며 씨틱은행이 2007년 뒤를 이어 상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