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석래 회장의 아들 3형제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 7월 조 회장에 이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오너 일가가 모두 출국을 금지당했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5월 효성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하던 중 수 천억원대의 탈루 혐의를 포착,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하고 조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 고모 상무 등의 출국을 금지시킨 바 있다.
검찰은 전날 오전 7시 30분부터 약 9시간에 걸쳐 서울 공덕동 효성 본사와 조 회장 및 현준ㆍ현문ㆍ현상 3형제의 자택 등 6~7곳을 압수수색 했다.
효성은 회계장부 조작, 비자금 조성, 탈세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특별세무조사 과정에서 효성이 1997년부터 1조원대의 분식회계를 통해 1000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발견했다. 또 해외 법인 명의로 국내 은행에서 빌린 수 천만 달러를 페이퍼컴퍼니(서류상 존재하는 유령회사)에 은닉하고, 이 자금으로 국내 상장 주식을 거래하면서 양도차익을 챙긴 뒤 다시 국외로 빼돌리는 수법으로 수 백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국세청 조사 자료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해외 법인을 통한 역외 탈세 및 해외 재산 도피, 위장 계열사를 이용한 내부 거래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효성 측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여러 의혹이 풀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비자금, 횡령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차명주식 부문은 1970년대부터 다른 그룹처럼 경영권 보호를 위한 우호지분 확보 차원에서 친인척 등 지인들에게 명의신탁해놓은 것”이라며 “부실 관련 회계 처리는 1998년 외환위기(IMF)로 생긴 부실을 국민 혈세로 연결되는 공적자금을 받지 않고, 10년간 이익을 내서 갚아온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