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가 주유소 경매 등장…감정가 128억

입력 2013-10-1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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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경매 봇물…10년새 10배 급증

▲오는 14일 경매에 부쳐지는 감정가 127억7000만원 상당의 서울 강동구 천호동 소재 주유소. (사진=지지옥션 제공)

역대 최고가 주유소가 경매에 등장했다.

10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오는 14일 동부지방법원 경매 2계에서 감정가 127억7000만원 상당의 서울 강동구 천호동 소재 주유소가 경매된다고 밝혔다.

토지면적이 1009㎡에 달하며, 444.32㎡의 사무시설 건물과 4만ℓ 용량의 탱크시설 4개, 1만ℓ 용량의 탱크시설 1개 및 주유기 9대를 갖추고 있다. 지하철 8호선과 5호선의 더블역세권 천호역이 위치한 천호사거리에 있어 입지도 양호하다. 하지만 과다한 채무를 견디다 못해 경매로 나왔다. 등기부 상 채권총액이 171억원이 넘는데다 은행과 개인채권자 4곳에서 중복경매 신청된 것으로 보아 채무에 대한 압박이 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고가 주유소의 등장과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최근 들어 주유소 경매진행건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10년전 2003년 전국적으로 주유소가 경매 진행된 건수는 41건에 불과했다. 2007년까지 100건 안팎이던 것이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약 200건으로 급증하더니 올해는 429건으로 10년 전에 비해 무려 10배가 늘었다.

이 중 수도권 지역의 주유소 경매건수는 2007년 이후 매년 증가해 올해에는 186건으로 전국 주유소 물건 대비 43%에 달했다. 지방이 아닌 수도권에서도 경매물건이 속출한다는 것은 전반적인 주유업계의 불황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경매에 나온 주유소가 많아지면서 낙찰총액도 상당했다. 올해 주유소의 낙찰금액은 모두 1384억1471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10년 전인 2003년 163억원에 비하면 8배 이상 증가했다.

주유소의 인기 추락은 낙찰 가격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2003~2008년 사이에는 평균 낙찰가율이 감정가를 넘는 해가 대부분이었다. 개별 물건이 높게 낙찰되는 경우는 있지만 한 종류의 부동산 전체 평균이 100%를 넘어 낙찰되는 것은 이례적이며,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2009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낙찰가는 하락폭이 점차 커지면서 작년과 올해는 70%대로 추락했다.

주유소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할인·사은품 행사와 같은 과당경쟁이 나타나고, 고유가에 경기 불황까지 겹친 것이 수익률 하락의 원인으로 보인다.

실속파들에게 관심을 모았던 알뜰주유소도 경매로 나와 있다.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위치한 알뜰주유소는 감정가는 24억 3744만원인데 은행 채무액은 23억원에 달한다. 이 알뜰주유소가 경매로 나오게 된 것은 이 주유소 반경 300m안에 3개의 주유소가 나란히 들어서 있어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하유정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한때 주유소는 돈이 된다라는 생각에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사업을 시작한 주유소들이 과도한 경쟁을 견디지 못하고 경영 악화로 결국 경매시장에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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