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만~220만대로 사상 최대 판매량 예고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장마가 끝난 7월 말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판매량은 예년의 3배 수준으로 늘었다. 8월 판매량이 이처럼 크게 증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소비자들은 8월이 되면 에어컨 구매를 내년으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7월 성수기를 기점으로 에어컨 수요는 점차 둔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길었던 장마 탓에 7월 수요가 주춤 한 반면, 갑자기 찾아온 무더위에 8월 수요는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해 가전 3사의 에어컨 판매량은 역대 최대 수준인 200만~210만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의 180만대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사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에어컨 제조사들은 올해 장마가 길어지자, 남모를 고민에 시달렸다. 1∼5월 에어컨 판매량이 지난해의 3배 이상으로 급증하면서 일찌감치 공장을 풀가동 체제로 전환했지만, 예기치 못한 긴 장마에 재고 처리를 걱정할 상황에 놓였었기 때문.
하지만 기록적인 폭염 덕에 상황은 반전했다. 이번 달 들어 섭씨 33도 이상의 폭염이 연일 전국 대부분 지역을 강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장마가 길었던 만큼 성수기도 9월까지 길게 보고 있다”며 “재고는 이미 다 소진했고 현재 에어컨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도 “최대 성수기인 7월에 에어컨 판매량이 다소 주춤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이어지며 에어컨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5년 만에 에어컨 시장에 재진출한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도 “당초 7만대를 예상했는데, 현재 7만5000대 가량 판매했다”며 “최근 목표치를 10만대로 수정했다”고 전했다.
8월 초는 제조사들이 에어컨 생산을 거의 마무리하는 시점이다. 판매도 8월 중순이면 대부분 끝난다. 하지만 이들 에어컨 제조사는 아직까지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생산라인 직원들은 잡아놨던 휴가도 다시 미뤘다. 에어컨 설치 인력들도 모두 투입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에어컨 시장은 사상 최대 호황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가전업계 성장도 사실상 에어컨이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