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추진력 약화…“관련부처 지원 있어야”
한국은행 금융 마이크로SD 표준사업이 지지부진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화 된다면 소비자와 카드사 모두에게 상당한 이익과 편리함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이통사의 공세 속에 한은의 추진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의장 부총재)는 2011년 부터 금융 마이크로SD 표준 개발을 시작했다. 현 유심(USIM)칩 방식을 통해 이뤄지는 모바일 지급결제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유심칩 방식은 이통사마다 규격이 달라 사용자가 이통사를 변경할 때마다 공인인증서, 전자지갑 등 금융정보를 재발급 받아야 한다. 스마트폰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보안에도 취약하다.
이와 달리 금융 마이크로SD는 모든 통신사의 다양한 IT 기기에서 통용된다. 저장용량도 커 보안성도 대폭 강화됐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이통사에 수수료를 따로 지급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자율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어 더 이득이다.
협의회는 작년 10월 은행, 카드사, 증권사, IT업체 등과 금융 마이크로SD 표준을 제정했으며 지난 4월에는 시연회도 개최했다.
한은 관계자는 “협의회는 올 12월 금융 마이크로SD 시범사업을 시작할 목표로 개발비용 부담 등 관련 내용을 논의중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은 앞서 올 상반기에 해당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하반기로 늦췄으며 이번에 다시 12월로 변경했다. 시연회도 당초 지난해 12월로 예정했으나 실제로는 올 4월에 시행했다.
금융 마이크로SD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이유는 연구와 조사 등을 주로 하는 중앙은행의 특성상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을 조율해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는 금융 마이크로SD카드 서비스가 조속히 시행되기 위해서는 한은 외에 금융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련 부처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